매일신문

울릉교육청 작년에도 산나물 조직적 채취

휴일에는 직원 절반 동원돼 채취량 170Kg 250만원어치 주로 교육장 지인들 선물용

울릉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최근 일과 시간에 출장 신청서를 낸 뒤 산나물을 채취해 논란(본지 17일 자 10면 보도)이 된 것과 관련, 지난해에는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강제로 직원이 동원됐다는 제보도 나왔다.

17일 울릉교육지원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근무상황부에 따르면 상당수 직원들은 지난해 3월 31일부터 4월 12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출장 처리를 한 뒤 지역 특산물인 삼나물을 채취했다.

평일인 3월 31일엔 5명이 중학교 신설 부지에 올라 하루 종일 삼나물을 채취했고, 주말과 휴일인 4월 2, 3일엔 각각 10명이 온종일 나물을 뜯었다. 울릉교육지원청 직원은 교육장을 제외하면 25명으로, 절반 가까운 인원이 참여한 셈이다. 나머지 3일은 한두 명이 4, 5시간씩 작업을 했다.

삼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직원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주말과 휴일에 참여한 10명 중 5명은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신규 직원이란 점도 이 같은 증언을 뒷받침한다. 한 직원은 "소규모 조직이다 보니 주'야간 당직이 매달 한두 차례씩 돌아온다. 근무도 빡빡한데 주말을 포함해 이틀간의 휴일마저 직장 일로 반납하는 게 결코 달갑지 않다. 하루는 급히 처리할 업무가 있어 작업에 빠지려 했으나 상사가 이를 묵살했다"고 했다.

당시 직원들이 채취한 삼나물은 170㎏ 정도로 추정된다. 삼나물은 직원들이 삶고 건조한 뒤 200g들이 포장지 85개에 나눠 담겼다. 시중가로는 개당 3만원, 총 250만원 정도다.

포장된 삼나물은 울릉교육지원청을 방문한 73명에게 홍보용 선물로 지급됐다. 홍보물 관리대장을 확인한 결과 방문객 대다수는 울릉도에 관광을 온 교육장 지인이었다. 결국 교육장은 홍보물을 생산하기 위해 교육지원청 예산을 들여 직원을 강제 동원하고, 생산한 홍보물을 개인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이에 대해 서정우 울릉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직원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제성이 있었을 수도 있다. 지난해 삼나물 채취는 당시 행정지원계장 주도 하에 이뤄졌고 한 차례 보고만 받은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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