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 검사인데…" 택시 기사 등친 전과 18범

아내와 법정 공방 도움 받으려다 접대비 명목 수차례 금품 뜯겨

택시 기사인 A(50) 씨는 올해 초 가정폭력 사건으로 아내와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됐다. 갑작스러운 송사가 당황스러웠던 A씨는 도움을 받을 곳을 찾다 지난해 10월쯤 태웠던 한 손님이 생각났다. 누군가와 통화하며 자신을 대구지검 검사라고 말했던 이 남성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며 명함을 두고 내렸다.

A씨 전화를 받은 이 남성은 흔쾌히 도움을 약속했다. 다만 "담당 검사를 상대로 접대비가 필요하다"며 50만원을 요구했다.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돈을 보냈다. 하지만 그의 금품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며칠 뒤에는 "법원장과의 접대 자리가 있다"며 또다시 금품을 요구했다. 그제서야 의심이 든 A씨는 직접 경찰서에 찾아가 이 남성을 신고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지난 2월쯤 검사를 사칭,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이모(40) 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사기 등 관련 전과 18범인 이 씨는 은행원'검사 등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을 속여오다 지난해 5월 만기 출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 안에서도 또 다른 범죄를 모의하다 습관처럼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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