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문시장 노점상 매대 정비, 출입구 3m 소방도로 확보

중구청 다음달 정비 용역 발주…비용 상인이 부담, 반발 우려

무분별한 노점 매대 탓에 소방차량 접근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대구 서문시장 노점상에 대한 정비가 본격화됐다. 중구청은 노점 양성화 등 종합적 노점상 정비 계획에 관한 연구 용역도 진행할 계획이다.

26일 오전 둘러본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동문 앞은 한눈에 봐도 널찍한 소방도로가 확보돼 있었다. 동산상가와 아진상가 사이에 있는 이곳은 지난해 4지구 화재 당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소방관들이 애를 먹었다.

중구청은 지난달부터 주변 100여 개 노점상 위치를 약 30㎝ 정도 조정, 3m가량 소방도로를 확보했다. 또 매대는 가로 150㎝, 폭 120㎝로 규격화하고 바퀴를 부착해 영업을 마치면 이동하게 했다. 중구청은 오는 6월까지 약 520개 노점상을 전면 정비해 8개 출입구 모두 3m 이상의 소방도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인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법적으로 제도화되지 않은 노점상에 대해선 국가 예산을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정비사업에도 노점 상인들이 1인당 20만~3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특히 매대 위치 조정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인 사이 갈등 조정도 쉽지 않은 문제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전에도 노점상 정비는 꾸준히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상인 반발에 부딪혔다"며 "그나마 대형 화재 이후 안전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비사업은 소방 통로 확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으나 중구청은 장기적으로 노점상의 제도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구간에 대해서만 서문야시장처럼 점용 비용을 받고 구청에서 노점상 허가를 내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중구청은 다음 달쯤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종합적인 서문시장 노점상 정비 방향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앞으로 서문시장 노점상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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