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취임한 박재훈(50) 영남이공대 제11대 총장은 '재학생의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학생이 행복하고 꿈을 꿔야 대학도 희망을 품고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박 총장은 "우리 젊은이들이 'N포세대'(취업,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20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대변되는 비관적인 세대가 되고 있다. 이는 중장년 세대의 책임이 크며 대학도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대학이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교육철학으로 대학을 운영해나갈 것인가?
▶2001년 영남이공대에 채용될 당시만 해도 솔직히 이 대학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재직하면서 어느 대학보다 장점이 많은 대학이라는 것을 느꼈고 우리 대학의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됐다.
우리 대학은 한마디로 '대학다운 대학'이다. 예를 들어 조직문화 자체가 재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수들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키울 것인지에 열정을 쏟고 있으며, 학생들을 상대할 때도 가식이 없고 자식같이 진심으로 위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다. 총장을 하겠다 생각했을 때부터 이런 학생들을 위한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거창하게 뚜렷한 목표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 내 조직문화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이 전체적으로 역량 또한 전국적인 수준인 만큼 이를 잘 조화시켜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우리나라 전문대 하면 영남이공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다.
-2020년부터 본격화되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총장을 하기 전 대학 기획처장 및 교학부총장 등을 거치면서 대학의 위기에 대해서도 수도 없이 많이 들었고 고민해왔다. 몇 년 전부터 본격화됐을 때 우리 대학이 취했던 정책은 '정공법'이었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생을 잘 가르쳐 많은 청소년이 우리 대학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첫 번째 정책은 행복기숙사 확충이다. 재학생 중 기숙사 거주 학생을 대폭 늘려 수업 외에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정책은 정원 외 학생을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유학생 유치도 그중 하나다. 전문대로서는 유학생 유치가 그리 쉽지 않다. 보통 수도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직업교육 분야에서 유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학 중 하나다. 우리 대학 학생을 해외에 취업시키는 면에서는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사실 유학생 유치 부분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앞으로 유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겠다.
전공심화과정에도 투자를 많이 할 계획이다. 학사 과정의 고등직업교육을 많이 개설하면 전문대 학사의 감소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기계계열이나 물리치료학과 등은 다른 전문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기계계열의 경우 틈새 전략의 하나로 중국어를 어학교육으로 잡아 산업계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전공심화과정에서도 충분히 고민하고 방안을 찾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다음 달 완공되는 행복기숙사를 비롯해 기숙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기숙형대학의 향후 전략은 무엇인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학생이 행복한 대학, 청년이 꿈을 꿀 수 있는 대학을 신조로 잡았다. 현재 우리 젊은이들은 꿈과 희망을 꾸지 못하는 세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는 사회 전체의 어두운 면이며 현 중장년 세대의 책임이 크다.
우리 대학은 그런 분위기를 확 바꾸고자 한다. 우리 대학에 입학해 생활하는 시간만큼은 학생들 스스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모든 여건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기숙형대학(Residential College'RC)의 목표다. 제1행복기숙사는 5월에 준공되고 제2행복기숙사를 올해 착공에 들어간다. 제2기숙사까지 완공되면 전체 재학생의 10~15%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들 학생은 기숙사에서 학업은 물론, 취업'자기계발 등과 관련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받게 된다.
-총장 취임 후 모든 학과 교수들을 만난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점을 느꼈나?
▶우리 대학 구성원의 역량과 조직문화가 다른 대학보다 월등히 낫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모든 학과 교수들은 물론, 직원과 간담회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구성원 모두가 대학을 대학답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의지가 있었다. 같이 뜻을 모아서 나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대학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과별 독립채산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 제도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학과경영수지 평가시스템'이다. 사실 학과마다 상황이나 경쟁력이 다르므로 이 시스템을 힘들어하는 학과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 덕분에 우리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된 부분도 있다. 일반 학과 교수로 있을 때는 솔직히 나부터도 대학 경영에 별 관심이 없었다. 지금의 대학 교육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 구성원 전체가 위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극복하려는 의지를 갖추는 것이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경영에 관심을 두게 됐다. 지금은 학과 교직원이 대학 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을 과거보다 훨씬 잘 알고 있다. 다만 이 시스템에 불만을 느끼는 구성원들도 있는 만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능한 한 많은 구성원이 수긍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세부 사항을 보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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