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의도 통신] 결국은 좌-우 대결인가

대선 주자들이 막판 스퍼트(spurt)에 들어갔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금지돼 향방을 가늠키 어려운 마지막 '터널' 구간을 선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뒤를 쫓으며 진입했다. 터널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런 궁금증도 잠시만 참으면, 우리는 '깜깜한 터널'을 빠져나와 장미꽃 뿌려진 결승선을 가장 먼저 끊게 될 주인공을 마주할 게다.

역대 대선처럼 19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 역시 치열하게 진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7개월 정도 선거가 앞당겨진 탓에 수개월에 걸쳐 펼쳐질 일들이 하루, 이틀 시간에 생겨나고 소멸되는 등 강도는 어느 선거 때보다 강했다.

주목할 현상은 '제3지대' 논의. 우리 정치사에서 이번 대선만큼 중간지대 논의가 왕성하게 세를 형성한 적은 없었다.

진보 진영에서는 국민의당이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왔고 바른정당은 '보수 개혁'을 외치며 한국당을 박차고 나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소위 '빅텐트'론은 불과 보름여 만에 사그라졌지만, 이 양자 구도를 깨고자 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부산했다.

그러나 '통합정부' 구성 목표에 뜻을 함께하던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에 이어 지난달 14일 정운찬 전 국무총리까지 불출마하면서 정치권 장외의 '제3지대'는 사실상 소멸했다.

여전히 '터널' 속으로 들어간 안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간 '단일화'라는 변수가 남아 있으나, 판세를 뒤집을만하냐는 데는 부정적이다.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며 한때 '2강'에 서며 힘을 발휘했던 안 후보 역시 '터널' 진입 직전에 보듬었던 보수의 표심 이탈로 지지율 하락세를, 또 보수 대안을 자처했던 바른정당은 백일상도 받기 전에 의원 12명의 집단 탈당 사태로 세가 위축됐다.

그러는 사이, 보수는 홍 후보로 집결하고 있다.

중간 지대의 보수 표심 이동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을 2위까지 끌어올렸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을 '친북 좌파'보수 우파의 체제 선택'으로 규정했고,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내걸며 보수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후보 역시 '적폐 심판'을 외치며 우(右'보수)를 경계하며 좌(左'진보)의 결속을 다지고 있다.

이런 판세라면 이번 대선 역시 결국엔 '좌-우'의 힘겨루기로 끝날지도 모르겠다. 중간지대 실험은 이렇게 사그라질지 모르나 국민 화합을 가로막는 '패권' 척결 노력은 진행형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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