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지방신문협회 민심 르포] 서울·경기·인천…정당·인물 놓고 고심, 소신 지지층 증가

상당수 文 대세론에 무게, 샤이 보수층 결집도 감지

지난달 27일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집중유세 현장에서 유권자들이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지난달 27일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집중유세 현장에서 유권자들이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도권 유권자 상당수는 아직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양자 내지 3자 대결이었던 역대 대선과 달리 5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정당'과 '인물'을 놓고 고심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자칫 자신의 한 표가 '사표'가 될 수도 있어서 고민하는 한편 그렇다고 맘에 들지 않는 후보에게 마냥 투표할 수 없다는 '소신 투표층'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은 대체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만난 한 50대의 택시 기사는 "이대로 가면 문재인 되는 거 아닌가"라면서도 "사람은 안철수가 더 좋은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겉으론 문 후보의 대세를 얘기하면서도 속으론 안 후보를 더 의식하는 듯 보였다.

팔도 사람이 모여 사는 만큼 수도권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와 성향은 거주 지역과 직업, 성별, 세대별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층은 대체로 열성적이었다. 여의도에서 직장에 다니는 김정숙(35) 씨는 "내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안철수다. 근데 여론조사가 좀 이상하다"며 "토론회에서 대답도 잘 못 하는 사람, 싸움만 하는 사람을 어떻게 찍느냐"고 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샤이 보수층'의 결집도 감지되는 듯했다. 방배동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상우(54) 씨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소신이 뚜렷하고 기업 규제를 잘 풀어 줄 것 같아 아들 데리고 나가 사전투표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세대별로도 논쟁이 격렬하다. 강서구 등촌동에 거주하는 김명식(55) 씨는 "모처럼 식구들과 외식을 했는데 아내와 아들, 딸 모두 지지하는 후보가 달랐다"며 "대화를 할수록 언성이 더 높아져 화제를 돌렸다"고 했다.

주말인 지난 6일 경기도 유세 현장에선 정치 성향 등에 따라 지지 후보가 제각각이었다. '대세'를 반영한 듯 문 후보 유세장에는 인파가 북새통을 이뤘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촛불집회에 많은 수도권 유권자들이 다수 참여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에게 사전투표했다는 추연집(46) 씨는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안산 상록수역 인근에서 유세를 벌인 홍 후보 쪽엔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이 많아 대조를 이뤘다. 반면 이날 경기도 유세에 나선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 쪽엔 청중 수는 적었지만 대체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았고, 방송 토론 이후 '소신 지지층'이 늘었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유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재엽(58) 씨는 "정의로운 선택을 하고 깨끗한 정치를 지향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천시민 김용주(58) 씨는 "인천은 전통적 보수층이 많은 접경지역과 야권 성향이 강한 신도시 지역이 혼재돼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천에서 이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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