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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대구시장 허흡(許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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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나문 살 쭈움 됬을까

아부지가 시청에 댕기실 찍에

아부지 심바람으로 시청에 갔다가

정문 앞에서 당시에 한창

신문이랑 라지오에 들썩거리쌓던

시장 영감캉 맞딱띠맀다

얼굴은 둥굴벙벙한 하이

푸짐했고 꼭 매앰씨 좋은

시골서 막걸리 양조장 하던

이부제 아제씨 같엤는데

그날 따라, 영감님, 눈뚜부리가

우숙부숙한 기이, 혹시나 설사빙에

정로환을 자셨는지

몹시 피곤해 보였고

건강이 안 좋아 보였다

나는 어린 마음에

시청에 쌀꺼리가 떨어져서

시장님이 그랬능강 싶었다

(시집 「대구」 4집 『권투선수 정복수』 대구의 인물편 오성문화 2016)

'쌀꺼리'란 매 끼니때마다 먹는 양식을 말하니 6'25 동란 전후에는 춘궁기만 되면 절량농가가 생겨나 여기저기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는데 각 지방의 도지사 시장 군수들은 적정량의 양곡 확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양정정책(糧政政策)이야말로 지방 수령들의 제일 큰 정책과제였던 것이다.

허흡 대구시장은 경북 선산 출신으로 판임관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관가에 들어가 해방 전에는 도속관(道屬官)으로 전전하다가 해방 후 대구시 산업과장, 달성군수, 선산군수(1947년) 제3대 포항시장(1951.9.19~1952.9.4) 등을 두루 역임하고 지방자치단체로 행정 편제가 바뀐 후 제4대 민선 대구시장(1954.10.5~1958.10.4)을 지냈다.

*여나문 살 쭈움: 열 살 전후쯤

*댕기실 찍에: 다니실 때에

*신문이랑 라지오에 들썩거리쌓다: 신문이나 라디오 같은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다.

*눈뚜부리: 눈두덩

*우숙부숙한: 알굴에 부기(浮氣)가 있어 보임

*맞딱띠맀다: 서로 얼굴을 마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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