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방차 사이렌에 갓길로 쫙∼ 포항 영일만대로 '모세의 기적'

25t 트레일러 전복, 화재 사고…시민들 양보 운전에 신속하게 진압

포항 영일만대로
포항 영일만대로 '모세의 기적' 소방지휘차량 블랙박스 영상 캡처. 포항남부소방서 제공

포항판 '모세의 기적'이 다시 일어나 높아진 시민 의식수준을 보여줬다.

포항남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 21분쯤 남구 연일읍 영일만대로 인주교차로에서 형산교차로 방면 1.5㎞ 지점에서 A(46) 씨가 몰던 25t 트레일러가 중앙분리대와 충돌하면서 차량 앞부분에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서 지휘차와 소방차는 인주교차로 진입 이후 꽉 막힌 도로와 맞닥뜨렸다.

소방대원들이 조바심을 느끼던 순간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들고 사이드미러를 확인한 시민들은 놀라운 광경을 연출했다. 앞선 차들이 도로 양옆으로 일제히 비켜서며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소방차는 길이 열리자 1.5㎞를 달려 예상시간보다 10여 분 일찍 현장에 도착, 화재 발생 16분 만에 불을 진압했다.

이 장면은 모두 지휘차량 블랙박스에 찍혔다. 이 불로 차량은 2천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모세의 기적' 덕분에 운전자 A씨와 근처 다른 운전자들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태호 포항남부소방서 대응총괄 3팀장은 "공단 퇴근시간 등 차량이 몰려 정체가 극심한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며 "하지만 시민들의 양보운전으로 소방차에 길을 내줘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2015년 1월 1일 오후 포항 7번 국도 유강터널을 지나 경주 방면에서 철강제품을 실은 화물차량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터널 안 운전자들이 소방차에 길을 열어주는 모습이 공개돼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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