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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사철, 낙동강 봇물 빼기가 그리 급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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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녹조 발생이 우려된다며 1일부터 4대강 6개 대형보에 대한 상시 개방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달성보가 수문을 열었다. 관리 수위가 강정고령보는 1.25m, 달성보는 0.5m 낮아졌다. 속전속결로 진행된 보 개방에 대해 정작 녹조는 잡지 못하고 아까운 물만 버린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 철거를 전제로 한 명분쌓기 아니냐는 의구심도 떨치기 어렵다.

봇물 상시 방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하절기부터 녹조 발생 우려가 심한 6개 보부터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 지시가 떨어지자 환경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안전처 등 4개 부처가 29일 모여 "6월 1일부터 6개 보를 상시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정책 효율성에 대한 고려도 없이 봇물부터 흘려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은 환경단체 주장은 받들고 우리나라 전역이 가뭄 피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사실과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라는 현실은 고려하지 않았다. 정부 부처는 농민들의 가뭄 대책 호소에도 대통령에게 '상시 개방' 여부와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자 관료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가뭄에 애써 보에 가뒀던 물을 그냥 흘려보내는 모습을 보는 농심은 타들어간다. 지난달 31일 현재 경북도내 평균 강수량은 160㎜로 평년 267㎜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 역시 평년 74%보다 5%포인트가 낮다. 이달 중순까지 모내기가 이어지면 저수율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질 것이다. 경북도는 앞으로 열흘을 고비로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작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적은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해 한 방울의 물도 아껴야 할 형편이다.

보 개방은 장마 시작 후 가뭄 진행 상황과 녹조 발생 추이를 지켜보면서 해도 늦지 않았다. 4대강 녹조 발생 우려가 봇물 방류의 이유라면 녹조가 생기는 이유부터 철저히 분석해 대책을 세워나가는 것이 적절하다. 보로 인한 유속 감소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지류에서 유입되는 오폐수를 제대로 거르지 못해 생기는 부영양화 때문이라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봇물 방류는 타는 농심을 헤아려 시기를 조절했어야 할 일이고, 상시 방류 여부도 과학적인 조사를 거쳐 결정했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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