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기문 박사의 '공부야 놀자'] 루틴의 활용, 일상생활에서의 자투리 공부법

우리는 아침에 기상하는 순간부터 밤에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늘 같은 행동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습관에 따라서 살아가는 습관의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곧바로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보는 일, 샤워를 하는 일, 세면을 하고 양치질을 하는 일,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일, 정해진 시각에 등교를 하거나 집을 나서는 일, 등교를 위하여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교통편을 이용하는 일, 학교를 마친 후에는 귀가하거나 곧바로 학원에 가는 일, 저녁 식사를 하는 일, 집에서 공부하는 일, 마지막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는 일 등에 이르기까지 늘 같은 방식으로 습관적인 일을 하고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평일에는 평일대로 주말이면 주말대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또한 어느 정도 일정한 동안 늘 각각의 습관적 행동을 하곤 한다. 그래서 아침에 아침 식사를 할 때 10분 정도 걸리는 사람은 거의 늘 같은 시각에 10분 동안 식사를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략 정해진 시각에 정해진 장소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고 타며, 일정 시간 후에 내려서 또 같은 길을 일정 시간 걸어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반복되는 일상을 루틴(routine)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원래 스포츠심리학에서 나온 개념인데 선수가 특정한 방식으로 반복하는 습관적인 행동이나 반응을 말한다.

실제로 선수는 늘 일정한 시간 같은 방식으로 연습을 해서 경기에 임하기 마련이다.

우리도 매일 시행하는 이러한 습관이나 루틴을 뭔가 의도나 목적을 갖고 활용을 할 수는 없을까?

학창 시절 필자는 등하교할 때 각각 30분 걸어가는 동안 늘 5개씩의 단어를 암기하면서 걸어갔다. 등하교 시간에 10개 단어를 암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휴식 시간에도 반드시 한 개 단어를 암기했었다. 이것도 루틴을 활용하는 예이다.

어떤 학생은 쉬는 시간 10분간 화장실 다녀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바로 앞 시간에 공부했던 것을 복습하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또 어떤 학생은 다음 시간을 위한 예습의 시간으로 쉬는 시간을 활용한다. 버스나 지하철로 등교할 때도 단어를 암기한다. 심지어 식사할 때도 단어를 암기한다. 물론 반드시 단어 암기에만 해당이 되지 않는다. 암기의 필요가 있는 내용들과 공식과 같은 것들은 모두 해당할 수 있다.

이러한 예들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예라고 볼 수 있겠지만 루틴의 활용 예에도 해당한다. 우리가 날마다 늘 반복하는 루틴을 시행함에 있어서 공부나 시험에 필요한 어떤 것을 꾸준하게 할 수 있을까? 앞에서 예를 들었던 단어 암기 외에 또 어떤 것이 가능할까?

책의 내용을 계속해서 떠올려보면서 상상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특정한 내용을 반복해서 떠올리면서 그 내용이 잠재의식에 확실하게 입력되도록 할 수 있다.

가령 매일 아침 5분간 샤워를 하는 습관이 있다면 그 5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샤워만 할 것은 아니다. 샤워를 하기 전에 미리 책을 보고 특정 내용을 읽거나 접해보라. 그리고 샤워를 하는 5분 동안 그 내용을 반복적으로 떠올려보라. 책에 있는 이미지, 그림, 사진이 있다면 그 모습을 상상하고 떠올리고 또 느껴보도록 하라. 몸만 씻고 끝낼 5분간의 샤워 시간이자 자투리 시간이 학습과 공부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의 공식이 있고 그 공식을 응용하는 수학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매일 아침의 등굣길이나 오후의 하굣길에서 계속하여 떠올리고 생각할 수 있다. 걸어가는 시간에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시간이든 그 동안에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잠재의식에 입력된 수학의 공식이나 문제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그런 내용이 시험에 나오면 더 쉽게 답을 찾고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처한 환경에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과목이나 내용들을 어떤 루틴을 시행할 때 반복할 것인지, 그러한 루틴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그리고 나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활용해본다면 하루 24시간을 25시간이나 더 이상으로 활용하는 것이 될 수 있으면서 공부나 학습의 능률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 Alliant International University

상담전공 박사·설기문마음연구소 소장 kmseol@hanmail.net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