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벗어난 일이 벌어졌을 때 반응은 보통 두 가지다. 당혹스럽거나 짜릿한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15일 포항야구장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kt 위즈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고 있는 라이언 피어밴드를 마운드에 올렸음에도 6대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9위 kt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삼성은 15일 김대우를 임시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이날 마운드에 먼저 올라올 선수는 백정현이었다. 하지만 백정현이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 김대우가 대신 그 자리를 메우게 됐다. 김대우는 불펜 요원이지만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데다 선발 경험도 있어 먼저 마운드에 서게 됐다. 김대우는 올 시즌 들어 이날 경기 전까지 두 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2패만 안았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만한 자질을 갖췄으나 자신감이 부족하고 제구가 흔들리면서 일찍 무너졌다.
김대우의 선발 맞대결 상대는 피어밴드. 지난해만 해도 구위와 구속 중 어느 하나에도 강점을 갖지 못한 투수였다. 국내 무대에서 얼마나 뛸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리던 상태였다. 하지만 겨우내 너클볼을 장착, 올 시즌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평균자책점(1.67) 1위일 정도로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됐다. 현재 명실상부한 kt의 에이스다.
이날 삼성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선발투수의 무게감에서 삼성이 크게 밀렸기 때문. 하지만 김대우는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5회말까지 64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몸에 맞는 볼을 2개 내줬지만 제구가 대체로 안정적이었고, 싱커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kt 타선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피어밴드(6이닝 6피안타 5실점 3자책점)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삼성이 kt의 빈틈을 잘 파고들며 승기를 잡았다. 1회말 볼넷과 상대 수비 실책 2개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은 뒤 다린 러프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3회말 1사 1루 때는 구자욱이 피어밴드의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타격, 오른쪽 담장을 넘는 2점 아치를 그렸다. 4대2로 앞선 6회말엔 포항 출신 김정혁이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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