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염색산업의 대부, (주)국제텍 이승주 회장

"국내 섬유산업 발전 견인차 역할…대구경북 기업들, 함께 성장해야"

"국내 섬유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대구경북 섬유 기업인 여러분, 앞으로도 함께 승승장구합시다."

한국 섬유염색산업의 대부, ㈜국제텍 이승주 회장이 대구경북 섬유업체들에 대해 오래도록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1970년대 폴리에스터 감량가공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이래 국내 섬유 수출 최전선을 이끌었다.

당시 국내 섬유업계는 면직물과 나일론 이외의 화학섬유를 가공하는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특히 폴리에스터 섬유는 표면구조가 강직하고 착용 중 정전기가 심하게 발생하는 등의 특성 탓에 가공만 하면 촉감이 뻣뻣했다.

이 회장은 197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폴리에스터 감량가공기술을 국내에 도입했다. 직물에 화학 처리를 해 표면을 녹이고 섬유 본래의 경직감을 없애 질감을 개선하는 기법이었다. 이를 계기로 국내 화학섬유 가공 기술의 저변이 확대됐다.

이 회장은 한국염색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1980~1988년)을 지냈다. 이 기간 그는 세계 최초로 염색업체가 집적한 산업단지를 만들었다. 염색용수'열에너지'전기 공급과 폐수 처리를 손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결과가 대구 비산염색산업단지다.

이 회장은 "비산염색산단을 만들기까지 정부를 설득하고 상습 침수구간이던 부지에 흙을 메우느라 갖은 고생을 했다. 대기업들의 견제와 반대도 극심했다"고 말했다. 비산염색산업단지는 영세 염색업체의 환경정화 및 증기시설 수요를 확충해 줬다. 대구염색산업단지는 현재 120여 개 염색업체가 입주한 국내 최대 단지로 성장, 국내 염색산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또한 대기업과 달리 염료 구입에 부담을 느끼던 중소 염색업체들을 위해 정부에 건의해 염료 관세를 낮추고 염색업체 조합을 처음 만들어 대량의 염료를 반값에 공동구매하는 방책을 마련했다.

염색업 발전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이 회장은 석탑(1982년)'은탑(1987년)'금탑산업훈장(1995년)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다. 2009년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관 건립 성금을 기부하는 등 사회 공헌활동에도 앞장섰다.

지난해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와 매일신문이 공동 수여하는 '제9회 서상돈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서상돈 상 수상 상금 2천만원 전액에 자비를 더해 5천만원을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매일신문사에 기탁했다. 이 회장은 "그간 주변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국제텍을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일궈왔다. 앞으로 지역 섬유업계들과 함께 대대손손 기업을 이어가는 것이 소박한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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