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처리업체들이 '쪼개기' 편법으로 배출 장소를 조작해 대구환경자원사업소(이하 방천리매립장)에 건설폐기물을 불법 반입한다는 의혹(본지 5월 29일 자 1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폐기물이 방출되지 않은 공사장에서도 폐기물이 나온 것처럼 속여 건설폐기물을 반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폐기물처리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은 전문 건설폐기물 업체들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 건설폐기물을 실제 폐기물을 수거하지 않은 현장을 임의로 사용해 공사장 생활폐기물(5t 미만의 공사 현장 폐기물)로 둔갑시켜 매립장에 들여보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폐기물을 수거하지 않거나 폐기물이 아예 없는 공사 현장을 배출지로 조작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A현장에서 9t의 건설폐기물이 배출됐다면 실제로는 폐기물을 수거하지 않은 B, C현장에서도 폐기물이 나온 것처럼 3t씩 쪼개 공사장 폐기물로 둔갑시켜 매립장에 반입시킨다는 것이다. 방천리매립장 한 관계자는 "실제로 폐기물이 나오지 않은 공사장에서 폐기물이 나왔다며 반입하다 적발된 적이 있다. 이후 배출지 중복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단속이 강화되면서 업체들이 중복 배출에 따른 적발 위험을 없애려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개별 업체 단위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편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출 현장이 중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폐기물을 조직적으로 쪼개기한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대구 전역 공사현장을 통합 관리하며, 업체들이 사용하는 배출지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배출지로 사용한 공사 현장을 중복 배출지로 사용하려 하면 해당 프로그램이 '이미 사용된 배출지이니 다른 곳을 사용하라'고 안내한다는 식이다. 폐기물처리업체 한 관계자는 "폐기물을 수거하지 않고 쪼개기에 사용된 현장에서 폐기물이 나오면 무허가 처리업자에게 커미션을 주고 처리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 방천리매립장 관계자는 "매일신문 보도 이후 개별적으로 쪼개기 방식을 사용하는 업체들로부터 '컴퓨터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조직적으로 배출지를 조작하는 곳들도 있는데 왜 우리만 제재하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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