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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잘츠캄머굿을 아시나요

잘츠캄머굿은 오스트리아 중부 일대를 아우르는 지역을 일컫는다. 정확하게 번역하자면 '황제의 소금 영지'이다. 오스트리아 황제가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배경엔 이 소금 영지가 있다. 독일의 뮌헨 수도사들이 세운 도시인 잘츠부르크는 잘츠캄머굿에서 생산한 소금을 교역하던 장소로서, 역시 부의 상징인 도시가 되었다. 1만 년 전엔 이곳이 바다였다가 알프스 산맥의 생성으로 산악지역이 되었다. 200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와 알프스의 2,000~3,000m급 산들이 많아 유럽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손꼽힌다.

휴양지라서 자연과 경치는 물론이고 역사적인 명소도 많아 유럽 사람들은 약 1~2개월간의 휴가를 이곳에서만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이곳의 호수를 'See'라고 표기한다. 호수가 바다라고 생각할 만큼 크고 깊다. 어떤 곳은 수심이 200여m나 되는 곳도 있다.

역사적인 명소로는 오스트리아 황제가 1차 세계대전을 선포한 '바트 이슐'은 온천지역으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이 온천은 불임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나 있다. 잘츠캄머굿의 중심지로서 사통팔달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꼭 이곳을 거쳐야 한다.

모차르트 엄마의 고향인 '장크트 길겐' 역시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곳이다. 모차르트의 외가인 '길겐'에 접해 있는 호수 이름이 '장크트 볼프강'이다. 이때 '장크트'는 성인이란 독일어 표기로 '세인트, 상트, 생'이란 뜻과 같다. 모차르트의 중간 이름인 볼프강은 이곳 호수에서 따왔다. 이 마을의 뒷산격인 '샤프베르그'산은 1,700m 높이에 잘츠캄머굿 일대에선 유일하게 산악열차가 있어 산악열차를 타고 정상을 오를 수 있다. 사운드오브뮤직의 트랩대령과 마리아가 결혼식을 올린 '몬트제' 성당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잘츠캄머굿 하면 할슈타트를 뺄 수가 없다. 할슈타트는 소금광산이었던 곳으로 일명 '소금 도시'다. 지금은 광부들이 일군 마을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마을이 되었다. 꽃과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마을로 거듭났다. 오스트리아인들 특유의 부지런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 특히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습성이 빚어낸 결과이다.

휴양인들은 호수에서 일광욕으로 하루를 게으르게 보내거나 도보 트레킹과 자전거와 카약, 보트를 타고 호수 일대를 여유롭게 보낸다.

이들의 여유로운 휴가는 분명히 부러움의 대상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의 여유로운 휴가는 저절로 얻어진 게 아니다. 끊임없이 인간답게 살려는 노력 덕분이다. 수많은 날을 휴가로 보낼 수 있는 여유로 관광지도 덩달아 활성화된다. 즉, 멋진 관광지가 있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즐길 여유가 있어야 관광지가 발달한다. 일할 만큼 일하고 놀 시간이 많아야 관광산업도 발달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진다. 휴가는 편안한 마음을 얻는 것이 먼저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평온한 휴가를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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