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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 도심재생사업의 그늘, 특화거리 명맥 끊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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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길, 근대문화골목 등 대구의 도심 특화거리를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상권 활성화로 임차료도 치솟으면서 세입자가 쫓겨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에 따른 개발 이익이 소수의 건물주에게 집중되고 음식점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특화거리의 명맥이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중구 일대를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테마형 도시재생지로 만드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여기에 민간 부문의 자발적 노력이 합쳐져 김광석길, 근대문화골목 등이 전국적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이곳의 임차료와 권리금도 뛰고 있다는 점이다. 김광석길의 경우 '김광석길 만들기 프로젝트'를 주도한 예술가들 대부분이 임차료를 감당 못해 떠났고 그 자리에는 음식점들이 들어섰다. 예술가들은 없고 관(官) 주도의 상업주의만 남았다는 개탄의 목소리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약령시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위협받고 있다.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문을 연 이후 임차료가 크게 상승하면서 한약재 점포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음식점과 카페 등이 들어서고 있다.

이대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대구의 도심 특화거리들은 그냥 평범한 번화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시는 도시재생사업에 수천억원을 쏟아붓겠다면서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중구청이 발의한 '젠트리피케이션 예방 조례'도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중구의회의 반대에 막혀 1년째 표류하고 있다.

한약방 없는 약령시, 공구점 없는 공구골목을 상상할 수는 없다. 예술혼은 간데없고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만 들어찬 김광석길에 무슨 매력이 있어 사람들을 불러 모을까. 당장의 부동산 가치와 임대료 수입도 중요하지만 특화거리의 미래적'잠재적 가치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대구시와 중구, 중구의회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을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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