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이 늙어가고 있다. 고리타분한 정쟁과 '빨갱이 타령'에 젊은 유권자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지난 5월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0'30'40대로부터 각각 10% 안팎을 득표하는 데 그쳤다.
정치권에선 색깔론과 근대화 신화에 기댄 한국당이 중장년층의 지지를 믿고 젊은 유권자들을 등한시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0여 년 동안 첨예한 당내 계파 갈등으로 젊은이들의 지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정치 신인도 발굴'양성하지 못했다.
결국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당내 이탈 세력이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한국당은 지지율이 한 자리에 불과한 정당으로 주저앉았다.
당내에선 이구동성으로 자체 쇄신 동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야에서 '정풍운동'을 이끌어 온 '소장파'라고 불릴 만한 그룹이 한국당 안에는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내 각 계파가 정치 신인을 수혈하면서 계파에 충성할 수 있는 인사들로 영입'발탁 범위를 좁힘에 따라 정작 정풍운동을 주도할 연령대의 현역 의원 가운데 당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의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젊고 전문성을 갖춘 비례대표의원조차 자신을 공천해 준 계파 수장의 눈치만 보고 있고 지역구 내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지역구 의원들은 당 지지도가 곤두박질치면서 결기를 잃어가고 있다. 재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총선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으니 더 지켜보자'며 웰빙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북 정치권에도 쇄신의 기운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구와 경북의 한국당 초선 의원의 평균연령은 각각 58세와 55.8세다. 연령도 높고 당내 문제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당 한 초선 의원은 "당이 인기가 좋으면 '우리까지 나설 필요가 있느냐', 인기가 바닥이면 '우리가 나서면 지역정당 소리가 나온다'는 이유로 그동안 대구경북 의원들은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며 "친박계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펼치는 정풍운동이 아니라면 대구경북 의원들이 당의 변화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관계자는 "당 지지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참신한 신인을 유치하려면 그에 합당한 약속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대구경북 공천 약속'만 한 카드가 없다"며 "당 쇄신을 명분으로 펼쳐지는 당내 권력 재편 과정에서 대구경북 정치판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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