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 지상 갤러리]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6>장식품 제작자 '파리뤼에'

국립대구박물관<9월 9일~12월 3일>

샤넬 단추 제작한 그리푸아 공방

1930년대 자수업자, 깃털 공예가, 주름 장인, 구두 제작자, 단추 제작자 등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장인들은 통칭 보석 세공사나 장식품 제작자라는 뜻의 '파리뤼에'라 불렸다. 고급 맞춤복인 오트 쿠튀르가 발달하면서, 파리뤼에들은 매 계절마다 디자이너들을 위한 새로운 제품을 제작했다. 장식품 제작자와 디자이너들의 긴밀한 협업은 이러한 교류에서 비롯되었다. 누구보다도 디자이너 폴 푸아레가 단추의 독창성을 모색하고 자극했으며, 스키아파렐리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파리뤼에에게 작업을 부탁했는데, 파리뤼에 각자는 저마다의 스타일과 선호하는 소재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진주 공방 가운데 하나였던 루슬레는 자개 단추를 제작했으며, 르 마르샹은 가죽 공예가 전문이었고, 로제 세마마는 보석으로 유명했는데, 이들은 의상용 보석의 세계와 단추가 어떻게 연계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195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 된 후 파리뤼에는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자, 여성들은 지난 시대의 빈곤과 제약을 잊고,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여성성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좀 더 세련된 패션을 갈망했다. 단추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여성의 몸매를 강조하여 세련된 분위기를 더해 주었다. 패션 잡지에는 단추만을 다루는 기사들이 실렸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면서 새로운 디자이너들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장식품 공방들이 새로 개업을 하였다. 로제 장-피에르와 프란시스 윈터의 작품은 크리스찬 디올의 드레스를 장식했으며, 그리푸아 공방은 특히 샤넬을 위해 많은 단추를 제작했다. 본래 마들렌 비오네를 위해서만 작업했던 조르주 데뤼는 나중에 발렌시아가, 자크 파트 그리고 위베르 드 지방시의 주문제작을 맡기도 하였다. 미리암 하스켈의 경우 1924년 뉴욕에 '시간의 보석'이라는 이름의 단추 공방을 만들었는데, 이 이름만 보아도 유럽 문화와 로코코 양식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렇듯 20세기 중반 파리뤼에는 독창적인 장식 디자이너로서 패션계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점차 높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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