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에 따른 땅 밑의 변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북구 흥해읍 7번 국도 일대에 7곳의 빈 공간인 동공(洞空)이 발견됐다. 이런 동공이 지난달 15일 발생한 규모 5.4 강진의 영향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흥해중학교 부근 1곳과 흥해네거리에 확인된 동공 1곳은 규모나 동공 내 물의 움직임이 특이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경북도 지진재해원인조사단은 지난달 25일부터 첨단 땅 밑 탐사장비를 동원해 조사한 결과, 흥해네거리를 중심으로 지하의 빈 공간인 동공 의심 지점 5곳과 대성아파트 앞 도로 2곳을 찾아냈다. 이어 2차 탐사에서도 이들 7곳의 동공 사실을 확인했는데 특히 2곳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흥해중학교 입구 시내 방면 7번 국도 아래 동공은 길이 220㎝, 폭 150㎝, 깊이 92㎝였다. 문제는 동공에 깊이 52㎝의 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동공은 도로의 아스콘과 흙'모래 두께 96㎝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말하자면 지하 동공에는 물이 계속 흐르고 물과 도로 사이는 텅 빈 셈이다. 만약 비가 내리면 동공에 물이 차서 도로를 떠받치는 흙이나 모래를 갉는 정도가 심하게 될 수 있다. 아울러 대형 트럭과 같은 차량 통행이 많은 7번 국도임을 감안하면 하중 압박이 이어질 경우 지반 침하나 이에 따른 또 다른 사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냥 둘 수 없는 까닭이다.
또 다른 걱정은 흥해네거리 인도에서 발견된 3곳의 동공 가운데 1곳이다. 길이 433㎝, 폭 140㎝, 깊이 22㎝인 동공 바닥에서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높이로 물이 솟구치고 있어서다. 또 이곳은 아스콘 아래 자갈'모래층이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미 높은 수위의 물이 흘러 이들을 갉았을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만약 동공에서 지금처럼 계속 물이 솟아날 경우 인도의 지반은 더욱 취약할 것으로 보이고 인도인 탓에 안전사고도 걱정이다.
이들 두 사례에 대한 조사단의 추가 정밀조사와 분석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만약의 사정을 감안해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7번 국도 아래 동공의 경우 자칫 대형 사고를 불러올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수백 번의 조사에서 '물이 흐르는 동공은 이례적'이라는 조사팀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조사단은 또 다른 동공 의심 지역은 없는지, 확인된 동공의 원인 규명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이는 마땅한 대책을 세워 또 다른 불행을 막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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