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제에서 다당제 구도로 바뀐 정치적 환경이 대구경북(TK)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예산 등 지역 현안 관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기존의 정치적 환경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영남 지역 기반인 자유한국당 등 양당 체제였다. 하지만 거대 정당의 내부 사정으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탄생하면서 국회는 다당제 구도로 재편됐다.
결과적으로 이 다당제 구도가 TK에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여당을 오가며 실리를 챙기고 있으나 한국당에서 파생한 바른정당은 친정집 부수기에만 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정부'여당이 짜놓은 내년도 예산 처리에 바른정당과 호흡을 맞추기로 하면서도 민주당과 손잡고 1조3천억원이 넘게 투입되는 호남 KTX 무안공항 경유 사업을 확정시켰다. 여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야당의 면모를 갖추는 한편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을 끌어안는 '두 마리 토끼'를 손에 넣은 것이다.
이와 반대로 TK 최대 지지기반인 한국당은 바른정당과 감정싸움만 하고 있다. 두 정당은 의원 포섭과 보수진영 선점 문제를 두고 소모적 논쟁만 벌이며 정책 공조에는 한 점의 관심도 갖지 않는 분위기다.
물론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정권을 상실한 야당이라는 한계도 있으나 힘을 합쳐도 모자를 판에 사분오열되면서 내부 총질만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TK의 현안 처리는 뒷전에 밀려난 듯한 모양새다.
TK 정치인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당 내부 사정도 지역의 힘을 떨어뜨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안에서는 '공동 책임자'로 낙인 찍히고 밖에서는 '적폐 세력'으로 간주되면서 일부 친박 성향 지역 의원들은 손발이 꽁꽁 묶인 지 오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도 사상 처음이지만 갑자기 정권을 상실하고 책임 소재에만 내몰린 지역 정치권의 위축도 유례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역 정치권이 쇄신하지 않고 정계개편이 유리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TK의 영광'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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