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고위급회담] '25개월 만의 만남' 南 장·차관 3명 이례적 포진

북측과 회담 경험 가장 많은 조명균·천해성 필두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자 2년여 만에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대표단 구성이 완료된 7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판문점으로 가는 길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자 2년여 만에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대표단 구성이 완료된 7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판문점으로 가는 길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 참석할 북측 대표단 5명의 명단을 7일 통보해오면서 2년 만의 남북 회담에 나설 양측 진용이 갖춰졌다.

우리 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대표단에는 남북관계와 체육 분야, 그리고 올림픽 실무에 밝은 인사들이 고루 포진돼 이번 회담의 의제가 자연스레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남측은 이번 회담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물론 오랫동안 경색을 면치 못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데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장'차관만 3명이 들어간 대표단을 구성했다.

북측도 우리 측 대표단 5명에 각각 '맞춤형'으로 대응할 만한 인사를 골라 대표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리선권 위원장을 단장으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이 포함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은 현재 통일부에서 북측과 회담 경험이 가장 많은 '회담통'으로 1990년 중후반부터 정부와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을 위한 회담 대표를 맡아왔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역시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때 통일부 회담기획부장을 맡는 등 다수의 남북회담에 깊이 관여했다.

노태강 문화부 2차관은 평창올림픽 주무부처 차관으로서 북측의 참가와 관련한 제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인사다. 대표단에 포함된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도 마찬가지다.

북측 대표단을 이끌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또한 남북협상 경험이 많은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통' 인사다.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도 2000년대부터 각종 남북 당국회담에 참여해온 대표적 '회담 일꾼'으로 꼽힌다.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에 여러 차례 나섰던 황충성 조평통 부장이 이번 대표단에 포함된 것은 북한이 향후 경협 관련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길우 체육성 부상은 지난달부터 북한 매체에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소개되고 있고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은 올림픽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남북 대표단 진용으로 볼 때, 전체회의에서는 조명균 장관과 리선권 위원장이 주로 대화를 하고 합의문이나 공동보도문 등 향후 회담 결과물을 조율하는 실무대표 접촉은 천해성 차관과 북측 전종수 부위원장이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평창올림픽 참가에 관한 실무적 입장 교환은 노태강 차관, 원길우 부상 등 양측 체육계 인사들이 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서는 입국 경로와 개'폐회식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체류비, 신변안전 보장 문제 등이 논의돼야 한다. 또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출전 종목, 선수단 규모 등에 대한 협의도 이뤄져야 한다.

남측은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가 문제부터 마무리를 지으면 남북관계 개선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 역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직접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가 있다고 밝힌 상태라 이 문제부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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