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퀀텀, 리플, 이더리움, 이오스… 이름도 생소한 가상화폐는 지난해 수익률이 주식 수익률을 웃돌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떠올랐습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투자하라', '지금 투자하기엔 이미 늦었다', '가상화폐 가치는 곧 폭락할 것이다' 등 전문가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투자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고,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본격 규제에 나서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래서 투자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단 하나의 궁금증을 갖고 대구에 사는 가상화폐 고수 A씨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그의 말에 정답은 없었습니다. 다만, 현재 과열된 투기 세태가 비정상적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조금이나마 정보를 드리고자 인터뷰 내용을 공개합니다.
Q. 가상화폐 고수인 걸 증명해달라.
생업을 갖고 가상화폐 투자는 부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1년 전 비트코인 약 2천만원어치를 사들였는데, 당시 비트코인 1개 90만원이었고 25개를 구매했다. 현재 그대로 갖고 있는데 가격이 25배가 뛰었다. 자산가치로 따지면 5억 정도 된다(증거사진을 기자가 확인했으나 언론 공개는 거부). 가상화폐 투자자들과 세미나를 열고 정보를 공유하며, 앞으로 홍콩에 서버를 두고 우리나라에서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Q. 가상화폐가 유명하지 않았을 당시 관심 갖게 된 계기는?
외국에 가서 현지인에게 1달러와 1만원을 두고 선택하라 하니 1달러를 고르더라. 원화는 값어치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는데 가이드가 비트코인에 대해 얘기해줬다. 전 세계 온'오프라인에서 통용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데 '이것 참 비상하다' 싶더라. 그래서 지난해 1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하기 시작했다. 그땐 한국에 거래소도 별로 없었다.
Q.잠깐. 가상화폐가 대체 뭐냐?
가상화폐의 정확한 명칭은 암호화폐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화폐고 화폐 발행에 따른 생산비용이나 수수료 등 거래비용이 절감된다는 게 특징이다. 가상화폐를 얻는 법은 채굴(mining), 거래(trading) 등이 있다. 워낙 이해하기가 까다로워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다. 현재 국내에서는 결제수단의 기능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으며 '온라인 금(金)'이라고 보면 된다. 금은 결제수단으로 쓰이지 않지만, 가치가 있는 자산이라 사람들이 투자한나. 다만, 가상화폐는 거래소에서 거래가 24시간 가능하고 가격 등락이 매우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Q. 채굴이 뭐냐. 당신도 채굴을 한다고 들었는데 수익성이 있나?
채굴은 쉽게 말하면 컴퓨터로 문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공짜로 얻는 것이다. 나는 현재 모처에 사무실과 공장을 운영하면서 채굴하고 있다. 개인끼리 모여서 하는 '가내수공업' 채굴은 절대 가성비가 안 나온다. 컴퓨터가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전력을 어마어마하게 먹고 문제 난이도도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채굴은 더 힘들어진다고 보면 된다.
Q. 가상화폐 열풍의 원인을 진단해달라.
가상화폐의 투자 가치에 우리나라의 냄비근성이 더해진 결과다. 내 지인은 지난해 1천만원을 투자해서 단기간에 1억6천만원을 벌고 손을 털었다. 주변에서 이런 사례가 심심찮게 보이니 불나방처럼 달려들 수밖에 없는 게 사람 심리다. 그러다 보니 빚을 내 '묻지마 투자'를 하고 생업을 뒤로하고 가상화폐 시세 그래프만 쳐다보며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단타 거래'를 하는 분들이 많다. 요즘은 언론이 이를 더 부추기고 있어서 걱정이다.
Q. 우리나라 가상화폐 열풍의 문제점은?
가상화폐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와 전망을 모르고 한탕주의에 빠져 '묻지마 투자', '단타 거래'를 하니 도박처럼 돼버렸다. 가상화폐 시세를 보면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이를 '김치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투기수요 때문에 가격이 높아진 거고 이는 곧 거품이 끼었다는 증거다.
특히 단타 거래는 수수료가 많이 드니 거래소 배만 불려주는 꼴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통신판매업으로 분류되며 신고제로 운영하고 예금자 보호장치도 없다. 거래소 접속자가 폭주해 서버가 다운되는 건 부지기수다. 거래소에서 불이라도 나면 보상받을 법적 장치가 전혀 없다. 그래서 가상화폐는 반드시 이월렛(전자지갑)에 보관해야 한다.
Q. 가상화폐를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있나?
가상화폐 채굴공장을 만든답시고 다단계처럼 투자자를 모으는 사기 범죄가 제일 문제다. 거래소가 해킹당해 고객들이 가상화폐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요즘은 보이스피싱도 횡행하고 있다.
※2탄에서 바람직한 투자법 등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해당 인터뷰 속 A씨의 의견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란 디지털뉴스본부에서 자체 생산한 기획물인 디지털뉴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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