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 내걸린 책 광고 하나 때문에 대구시와 보수단체들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한 보수성향 논객의 저서 광고가 게시된 지 하루 만에 시민들의 항의로 철거됐는데, 이를 두고 일부 보수단체들이 '광고 탄압'으로 규정하며 집단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승강장에는 검붉은 배경에 '탄핵의 금서가 열린다'는 문구가 쓰인 광고가 게시됐다. 보수성향 논객 변희재 씨의 저서 '손석희의 저주' 광고였다.
그러나 이 광고물은 게시 하루 만인 3일 오후 1시쯤 철거됐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광고판 앞에서 시민들이 웅성거리며 항의하는 모습을 역무원이 보고해왔고, '지하철참사일(2월 18일)이 다가오는 데 불길한 광고를 내려달라'는 등 시민 민원이 다수 접수돼 광고대행사 측에 의견을 전달해 철거했다"고 밝혔다.
출판업체 A사와 이를 지지하는 보수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A사 관계자는 "일단 광고가 게시됐다는 것은 심의를 통과했다는 의미인데 이를 일방적으로 철거한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대구시와 도시철도공사 측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압력이 작용한 '광고 탄압'으로 본다. 직권남용으로 고발하는 등 민'형사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도시철도공사는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시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시는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역사 내 광고 설치 승인 등 일상적'통상적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시를 억지로 끌어다 붙여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광고 게재 이전 대행사 측이 도시철도공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임의로 게시한 광고였다"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많아 철거를 요청했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 만약 법적 문제가 불거진다면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광고대행사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350만원을 받고 5일부터 1개월간 게재하기로 한 광고였지만, 서비스 차원에서 사흘 일찍 게시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나라사랑연합회 대구본부' 등 보수단체들은 9일부터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장은 해명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거는 등 소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A사 한 관계자는 "변희재 대표가 12일부터 지속적으로 대구에 머물며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시와 끝장을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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