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강추위 속 '취약계층' 피해 없나 잘 살펴야

며칠째 이어지는 한파로 수은주가 크게 떨어지면서 사회 취약계층의 고통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2일 대구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로 곤두박질 쳤고, 봉화를 비롯한 안동'의성 등 경북 북부지역도 최저 영하 19℃를 기록하는 등 평년보다 기온이 8~10℃가량 낮아 올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추위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차갑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시민 건강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독감이 크게 유행하면서 지역 각 의료기관마다 북새통이다.

고르지 않은 기상 때문에 모두가 일상생활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쪽방촌 거주자나 노숙인, 독거노인 세대, 사회복지시설 거주인 등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는 매우 힘들다. 뼛속을 파고드는 맹추위에도 고작 전기장판 하나로 견디는 처지라면 그 고통이 배가된다는 점에서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긴급구호 등 지원이 절실한 때다.

다행히 에너지바우처 등 겨울철 기상 악화에 따른 소외계층 돌봄 프로그램이 과거보다 범위가 더 확대되거나 제도 자체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또 비상 상황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이 더 촘촘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계층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실태를 보다 면밀히 점검해 사회안전망을 즉각 가동시키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5년간 흔히 '고독사'로 불리는 지역 무연고 사망자 증가 추세를 봐도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함을 말해준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대구시의 경우 2012년 12명에 그쳤던 무연고 사망자 수가 2015년에는 87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2016년에도 55명을 기록해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지역 사회안전망의 빈틈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60대 이상 노령층에 비해 40, 50대 중년층의 고독사가 더 많이 발생하고 또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독거 세대를 겨냥한 사회안전망 점검이 매우 시급하다.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40, 50대 중년층 무연고 사망자 수는 2천98명으로 65세 이상 노령층의 1천512명보다 훨씬 많았다. 게다가 실제 사망자 수는 통계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돼 이를 예방하는 사회적 장치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구호는 더 이상 선택이나 조건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나가야 할 필수 덕목이자 공동체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중심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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