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추락' 경북

'5등급 17위(경북도), 4등급 15위(경북도의회), 4등급 22위(경북개발공사), 5등급 32위(경북대학교).'

국가청렴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7년도 전국의 공공기관 종합청렴도에서 '경북'이란 이름을 단 대표적인 4곳의 성적표이다. 경북도와 경북도의회는 전국 17개 시'도와 시'도의회 대상에서 거둔 성적이고, 경북개발공사는 모두 30개 지방공사'공단, 경북대학교는 36개 국공립대학 중 청렴도 결과다. 종전에도 이들 기관의 청렴도는 오르락내리락했지만 대체로 하위 수준을 보인 점은 공통적이다. 한마디로 깨끗하지 못한 '경북' 공공기관의 동반 추락에 '웅도' 경북의 처지가 서글프다.

특히 경북 23개 시'군과 시'군의회보다 성격상 단계가 높은 형태의 광역인 경북도와 경북도의회의 수년간 바닥권의 초라한 청렴 위상이 실망스럽기만 하다. 경북도와 경북도의회는 경북 전체를 대표하고 아우르는 기관이자 시'군 간, 시'군의회 간의 갈등이나 문제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이다. 두 기관의 책임자가 경북지역과 관련된 크고 작은 여러 행사에서 걸맞은 대우를 받고 여러 혜택을 누리는 일도 마땅히 그러한 역할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경북도의 역할에 대한 회의가 짙어지는 요즘이다. 낙동강 취수원 이전을 둘러싼 대구시'구미시 갈등, 통합 대구공항 이전 부지 선정을 두고 대구시'군위군'의성군의 깊어지는 불협화음의 해결에 나선 경북도를 보면 더욱 그렇다. 적절한 비유는 아닐지라도, 말하자면 취수원 이전 갈등은 '내 땅에는 안 된다'는 식의 '님비'(Not In My Back Yard), 통합 공항 이전지 파열음은 '내 땅에 오세요'라는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처럼 첨예한 문제지만 경북도의 존재감은 희미할 뿐이다.

경북도는 그동안 대구와는 한뿌리라는 의식을 드러내곤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11일에도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를 열고 공동과제를 발굴, 점검하며 2014년부터 공동보조의 손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구와 경북 사이의 뜨거운 두 일이 진척은커녕 거꾸로 가는 모양새는 왜일까. 혹여 경북도의 신뢰성 탓은 아닌지 모른다. '까마귀 난다고 배가 떨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청렴하지 못한 경북을 믿을 까닭은 아무래도 없거나 적을 것이다. 깊이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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