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도시 영천이 겨울 힐링여행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최대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 일대에는 한겨울에도 도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팔공산의 절경을 간직한 치산계곡 입구 치산캠핑장에는 추위를 즐기는 사람들로 주말마다 북적인다.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속 산장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예약하기 어려울 정도다. 고려 말 충신이자 학자인 포은 정몽주를 제향한 임고서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조선시대 가사문학 대가인 박인로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노계문학관도 개관을 앞두고 있다. 고려 말 화약과 화약무기 개발로 왜구를 물리친 최무선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최무선과학관에서는 다양한 과학체험을 할 수 있다.
◆ 반갑다! 동장군, 겨울 캠핑장, 휴양림 만원
영천시 임고면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속 산장은 겨울에도 여름 휴가철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빽빽한 소나무 숲 속의 산장 15개 동과 휴양관 8개 동을 운영한다.
요즘에는 오래된 산장 7개 동을 새 단장하는 중이라 주말뿐만 아니라 주 중에도 거의 만원이다. 주로 가족끼리 산장을 찾고 있지만 지인들의 모임도 잦은 편이다. 산장 주변 연못가를 산책하거나 인근 등산로를 따라 걷기에 좋다. 바로 옆 운주산승마장에서 말을 탈 수도 있다. 말과 교감을 통해 신체와 정신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다. 승마장은 말 먹이주기 체험장과 조류장을 갖추고 있다. 영천시가 직접 운영하는 승마장이라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영천시 신녕면 치산캠핑장은 공산폭포를 비롯해 팔공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치산계곡 입구에 있다. 캐러밴 22개 동과 캐빈하우스 5개 동이 한겨울에도 북적인다. 주말이면 가족이나 친구끼리 캠핑장을 찾아 고기를 구워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치산캠핑장에는 한 해 3만여 명이 찾고 있다. 상주∼영천 고속도로 신녕나들목을 이용하면 경북 북부지역과 포항에서도 치산캠핑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대구에서 온 박재오(43) 씨는 "겨울 산속 캠핑장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줄 몰랐다. 호텔이나 펜션보다 이색적인 체험을 위해 캐러밴을 찾았는데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보현산 별빛마을 새 단장 '반짝반짝'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 자락에 지난해 9월 개장한 보현산댐 짚와이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개장 3개월 만에 5천800여 명이 이용했다. 겨울에도 이색체험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현산댐을 가로지르는 1천411m 구간에 짚와이어 2개 라인으로 설치돼 2명이 동시에 하강할 수 있다. 최고 하강속도가 시속 100㎞를 넘는 곳도 있어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산과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짚와이어 출발지로 가는 모노레일 구간에서는 보현산의 경치를 구경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보현산댐 하류공원에는 황소, 개, 말, 얼룩말, 코끼리, 코뿔소, 사슴 모양의 색다른 캐러밴을 조성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영천시 화북면 정각리 옛 정각초등학교를 새 단장해 조성한 보현산별빛테마마을은 이색적인 펜션으로 개장 전인데도 벌써 주목받고 있다. 이곳 펜션 4개 동은 누워서도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20도 기울어지게 건립됐다.
별빛테마마을에는 시범운영 기간에도 도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펜션에서 북쪽으로 멀리 바라보면 보현산과 천문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에는 보현산천문과학관과 천문전시체험관이 있다.
보현산천문과학관 뒤편 1만5천㎡ 부지에는 사업비 27억원을 들여 별빛야영장을 조성했다. 올해 개장할 별빛야영장은 텐트야영장 30면과 글램핑야영장 7면을 갖춰 체류형 관광객 증가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현산 정상 천문대 입구에서 시루봉까지는 나무길인 천수누림길이 조성돼 있어 산 아래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에 좋다. 보현산 아래 천문과학관은 800㎜ 천체망원경, 5D 돔영상관 등을 갖추고 있어 별을 관측하고 신비로운 우주체험을 할 수 있다.
영천시는 도시인들에게 숲 속 치유와 휴양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총사업비 270억원을 들여 보현산 자락에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를 조성 중이다.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는 하늘, 별, 달, 산과 들 등 총 4개 지구로 나눠 건립된다. 주요 시설로 산림문화휴양관, 숲 속의 집, 캠핑장, 전망대, 출렁다리, 광장, 다목적구장 등이 들어선다.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에는 전시동, 체험장, 작업실 등을 갖춘 목재문화체험장도 건립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보현산별빛마을 아래에는 양지마을과 음지마을이 있어 정겨운 산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천시 화북면 횡계리에는 조선후기 성리학자인 훈수 정만양, 지수 정규양 형제가 설정한 구곡과 학문의 현장인 모고헌, 옥간정 등이 남아 있다. 옥간정 앞에는 당시 선비와 제자들이 책거리의 하나로 뱃놀이를 한 계곡도 있다.
◆정몽주, 박인로, 최무선의 고향
영천은 고려 말 충신이자 학자인 포은 정몽주의 출생지다. 포은을 제향한 임고서원에는 성역화사업으로 포은유물관, 충효문화수련원, 포은연수관, 선죽교 등 정몽주의 충절과 효행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포은은 19세 때 부친상과 29세 때 모친상을 당해 현재 임고서원 부근에 여막을 짓고 3년간씩 시묘살이를 했다. 포은이 시묘살이를 하며 부모 묘소로 문안 가던 길, 총 5.05㎞ 구간에 '단심로'가 조성돼 있다. 겨울에도 단심로를 따라 산행을 한 뒤 포은유물관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다.
대구에서 온 전상영(54) 씨는 "고산문화센터 힐링산행과 문화탐방반 수강생들과 함께 역사수업 차원에서 단심로를 2시간 동안 산행했다. 걷기에 아주 편한 솔숲 길이라 중고생들이 부모와 함께 등산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임고서원에서 동쪽으로 2.2㎞ 떨어진 영천시 임고면 우항리에는 포은생가가 중창돼 있다. 우항리 들판에는 포은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조정에서 세운 효자리(孝子里) 비가 비각 안에 우뚝 서 있다.
영천시 금호읍 원기리에는 고려 말 화약과 화약무기 개발로 왜구를 물리친 최무선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최무선과학관이 있다. 이곳에선 화약 개발과정을 비롯해 화포, 화차, 총통 등을 살펴보며 다양한 과학체험을 할 수 있다.
영천시 북안면 도천리 도계서원 인근에는 노계 문학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조선시대 시가문학의 대가인 노계 박인로의 문학세계와 삶을 살펴볼 수 있다. 노계의 출생지이자 작품 '누항사'의 무대인 도천1리 '괴화마을'에는 노계생가 터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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