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KIST, 암 면역체계 활성 나노입자 개발

암세포 방어 시스템 무력화…2차 암 치료 효과까지 유도

경북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공동연구팀이 체내 면역세포 활성화를 통한 효과적인 항암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수술 및 화학치료 등 기존 항암치료를 보완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29일 경북대 등에 따르면 이은정 경북대 화학공학과 교수와 김인산 KIST 박사 공동연구팀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몸속 면역체계를 효과적으로 활성화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체내 면역 시스템이 암을 '적'으로 인식하게끔 만들어 스스로 암을 제거하도록 하는 전략을 구축했다.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방패로 표면에 단백질(CD47)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CD47과 결합해 암세포의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특정 단백질(SIRPα)을 나노입자에 부착했고, 방어가 무력화된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공격하면서 암세포가 효과적으로 제거됐다. 치료제가 직접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

실제 나노입자를 대장암을 앓는 쥐에 주사한 결과, 나노입자가 암 조직으로 전달돼 종양 성장을 억제했다. 치료받지 않은 쥐가 25일 뒤 종양 부피가 1천㎣가량 성장한 반면, 총 5회 나노입자를 투여한 쥐는 종양의 크기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개발한 나노입자로 치료한 동물 모델의 경우 암에 대한 면역력이 생겨 2차 암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 효과까지 유도함을 알 수 있었다"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닌 체내에 있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을 공격하는 방식은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