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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칼럼] 지방 전시컨벤션센터 역할과 발전 방향

계성고 졸업. 영남대 영어영문학.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주)킨텍스 마케팅본부 부사장. 코트라 모스크바
계성고 졸업. 영남대 영어영문학.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주)킨텍스 마케팅본부 부사장. 코트라 모스크바'런던무역관장

'서비스 산업의 꽃' 전시컨벤션센터

많은 예산 투입되는 거대 장치산업

지역특화산업 행사기획 발굴하고

참가기업과 바이어 매칭 극대화를

지방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활발하다. 수원시는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컨벤션센터를 건축 중이며 위탁 운영사도 이미 선정했다. 울산광역시는 지난달 28일 KTX 울산역세권에 전시컨벤션센터를 착공했다. 인천 송도컨벤시아는 오는 7월 전시장 증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대구 엑스코를 비롯하여 대전DCC, 제주ICC, 부산 벡스코 전시장도 확장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전시장인 킨텍스, 코엑스, 세텍의 확장 계획을 포함하면 전국 전시장이 확장 상태에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장 건립에는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왜 이렇게 각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 확보에 뛰어드는가? 전시컨벤션산업은 박람회, 전시회, 국제회의, 컨벤션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는 일차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 운영과 함께 행사 개최에 따른 각종 설비 및 용역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식음료, 숙박, 관광, 교통 등 다양한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경제 발전과 도시 마케팅 등 간접적인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가히 '서비스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전시컨벤션이 지식과 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촉진하는 지식기반산업으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촉진하는 유망 분야임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컨벤션센터 인프라 구축이 곧 부가가치를 창출하진 않는다. 현재 전국에 16개의 전시컨벤션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날이 갈수록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11개는 지방에 소재하고 있다. 지방 전시장은 수도권과 비교하면 접근성 등 많은 부분에서 불리하다. 지방 전시장이 지속 성장하려면 명확한 역할 정립과 함께 발전 방향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 우선 지방전시장은 지역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Platform)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전시장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일종의 장치산업이다. 전시회 참가 기업은 주로 영세한 중소기업이라 수익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구조도 아니다. 그래서 민간이 투자하여 전시컨벤션센터를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엑스코를 포함한 국내 전시장은 해당 지역의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투자하여 설립한 지역사회의 중요 인프라(Infra)다. 전시장이 지역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이유다. 지역마다 특화산업이 있다. 지방 전시장은 이들 특화산업과 관련된 전시컨벤션 행사를 발굴,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 엑스코는 자체 기획 전시사업을 대구시의 신성장 5대 전략산업과 연계하여 미래차, 에너지, 물, 첨단의료, 사물인터넷(IoT) 위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

전시회는 시장 규모가 중요하다. 지방 전시장이 인구가 많은 수도권 전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된 전시회를 만들어야 한다. 전시회의 국제화를 통해 지역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한 방편이다. 국제화는 인바운드(In bound)와 아웃바운드(Out bound) 양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전시회는 공급자와 구매자가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상담장이며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한국기업은 물론 다양한 외국 전시업체를 유치해야 많은 바이어를 불러 모을 수 있다.

전시회의 성공은 참가 기업과 바이어 간의 매치메이킹 극대화가 첩경이다. 지방 개최 전시회가 국내 대표 전시회로 안착이 되면 해당 전시회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제 영토를 지방에서 해외로 넓히는 것이다. 해외 진출은 외국의 유명전시회에 한국기업 공동관을 구성 운영하면서 역량을 쌓은 후, 글로벌 전시 주최자(PEO)와 협력하여 해외에서 단독 전시회를 개최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낮다. 우리나라는 전시산업 역사가 얼마 되지 않아 미국 국제전자전(CES)이나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같은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전시회가 아직 없다. 그러나 한국의 경쟁력 있는 산업을 바탕으로 민관이 힘을 합쳐 전문 전시회를 육성한다면 세계 시장에 내놓을 만한 행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엑스코는 글로벌 전시 주최자와 협력을 통해 미래차, 그린에너지, 소방안전전시회 등을 한국의 대표 전문 전시회로 육성함으로써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상욱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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