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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어른 모시고 기수보다 마을별 입장 이색 총동창회

1일 청도 이서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준비한 체육대회 및 한마음축제에서 동문들이 고향마을별로 입장식을 하고 있다. 노진규 기자
1일 청도 이서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준비한 체육대회 및 한마음축제에서 동문들이 고향마을별로 입장식을 하고 있다. 노진규 기자

청도 이서초 개교 90주년 행사

기수별 아닌 전체 모임은 처음

한집안 3대가 동문으로 참석도

1일 청도 이서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준비한 체육대회 및 한마음축제에서 동문들이 고향마을별로 입장식을 하고 있다. 노진규 기자

"중의댁 첫째 아이가. 얼굴 알아보겠나." "형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뵌 지 30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

1일 청도 이서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1천500여 명의 동문이 마을별 부스로 모여 반가운 해후를 했다. 나이 지긋한 동네 선배도, 머리가 희끗희끗한 후배도 서로 등을 두드리고 가벼운 포옹과 악수 세례를 연신 이어나갔다. 초교 졸업 이후 고향 마을을 떠난 지 적어도 30~40년 된 동문은 물론 마을 어른까지 모두 초청해 더러는 한집안 3대가 초교 동문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이서초교 총동창회(회장 박영규)가 개교 90주년을 맞아 연 '이서초교 체육대회 및 한마음축제'로 전국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색 총동창회로 신바람을 냈다. 기수별 모임은 있었으나 총동창회 차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동창회 측은 예전에 사용하던 집안 택호로 불러야 가족들을 쉽게 알 수 있음에 착안해 대산댁, 대구댁 등 집안별 택호를 명찰에 붙여 만남이 어색하지 않게 했다. 또한 마을별로 동문들을 자리에 모아 삼삼오오 웃음꽃이 피어났다.

이날 행사는 1부 마을별 입장식, 2부 마을별 한마음 잔치, 3부 기수별 단합대회 순으로 진행됐다. 모교 입구에서 명찰을 교부받고, 이서면 17개 마을별 입장식을 시작으로 동네 자랑을 펼치며 상금 경쟁을 벌였다. 교가 제창에 이어 가장 단합되고 재미있는 게임 위주로 준비했다는 한마음 체육대회는 연신 넘어지고 구르며 웃음을 선사했다. 흥겨운 가수 공연에 이어 기수별 대동놀이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초교 졸업 이후 처음 모교를 방문했다는 동문은 "처음 열린 동창회 행사가 동문이 서로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신경 쓰고, 분위기를 한껏 띄우도록 준비한 것 같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총동창회는 지난해 10월 모교 총동창회 축제를 시작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6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시작했다. 기수별 회장단 등 60여 명의 준비위원이 위촉되고, 전국에 흩어진 4천여 명의 동문을 찾아내 연락처를 정비했다.

박영규 회장은 "모교 90주년 행사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더욱 의미 깊은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고, 각계에서 활동하는 동문이 한마음으로 묶이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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