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그댄 강남스타일?

한국 최고의 부촌인 '강남'이 들어가는 유행어가 꽤 많다. '강남졸부' '강남불패' '강남복부인' '강남8학군' '강남좌파' '강남스타일' 등등.

이 중 '강남좌파'만큼은 한국인의 이중적 태도를 예리하게 풍자한 말이다. 강남 부자처럼 살면서 생각은 좌파처럼 하는 것은 너무나 모순적이면서도 역설적이다.

미국'유럽에는 예로부터 이런 부류들이 꽤 있었는데, '살롱좌파' '샴페인 사회주의자' '캐비어좌파' '리무진좌파'로 불렸다. '리무진좌파'의 미국 대표로는 거부임에도 환경운동에 열중하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을, 한국 대표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가리킨다. 조 수석의 재산은 올해 재산 신고액으로 볼 때 상위 1%에 들어가는 53억2천800만원이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 이상 고위 참모진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6억1천300만원으로 집계됐다. 고위 공직자들이 상위 2, 3%에 드는 많은 재산을 갖고 있으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이 보수적인 박근혜 정부 1기 때의 14억7천638만원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당연히 '강부자(강남땅부자)정권'이라고 불린 이명박 정부 1기 때의 평균 27억원과는 비교할 수 없다. 왜 이럴까? '강남좌파'라는 말을 처음 쓴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2011년 그 개념을 확장시키며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정치인은 강남좌파다. 좌우를 제외하고 리더십을 행사하는 정치 엘리트가 되려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둬야 하므로 강남좌파가 되지 않고선 정치 활동이 불가하다."

정치인이 '강남좌파'든 '강부좌' (강남땅부자좌파)든 상관없다.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태도만 보이지 않길 바랄 뿐이지만, 실제로는 의식과 행동이 따로 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주택자였던 김상곤 교육부총리가 며칠 전 강남 대치동 아파트를 23억7천만원에 팔았다고 해서 화제다. 평등'진보교육의 주창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좋게 보이지 않는다. 김 부총리, 조국 민정수석,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진보인사들이 자녀를 자사고나 외국어고, 강남8학군 학교에 보낸 것은 부모 입장에서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정권을 잡자마자 이들 학교를 없애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계속하다 보면 맨날 '배부른 소리'나 하는 정권쯤으로 비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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