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에 손길 내민 시진핑…"개방·수입확대로 무역역조 시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시 주석의 10일 보아오(博鰲)포럼 개막식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해온 미중 무역문제 부분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며 양국 간 무역전쟁을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대외개방 확대를 통해 양국 간 무역전쟁을 촉발한 무역 불균형을 시정해 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의 강공에 맞불을 놓는 보복관세 등 반격조치나 강한 언사는 없었고 미국의 지적사항과 관련해 일부는 수용, 또는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데 중점을 뒀다.

시 주석의 이날 연설에서 강조된 부분은 "중국이 무역수지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으며, 진지하게 수입을 확대하고 경상수지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 당국이 미국에 보복관세로 강하게 반발해왔던 것과는 달리 시 주석은 이날 대대적인 수입품 관세 인하를 약속했다.

그는 "올해 자동차 수입 관세를 상당히 낮추는 동시에 일부 다른 제품의 수입 관세도 낮출 것"이라면서 "중국 인민의 수요를 고려해 관련 상품의 수입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라면 중국이 앞서 발표한 미국산 대두, 자동차, 항공기 등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방침도 사실상 '엄포'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미국의 공세에 맞서 중국이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를 스스로 포기한 것도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대변한다.

시 주석은 미가입 상태인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에 이른 시기에 서명하겠다고도 했다. 3조1천억위안(528조원)에 달하는 중국 조달물자 시장에 미국 기업의 진입을 제한할 수 있는 카드를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올해 안에 '국가스마트재산권국'을 새롭게 발족해 지식재산권 문제에 대한 집행력을 강화함으로써 '위법한 원가'를 대폭 상향시키고 법률의 '위협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미중 무역전쟁에 이처럼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해 자유무역 수호자이자 전도사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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