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후 안동시 녹전면. 안동 도심지에서 30여㎞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녹전면은 행정구역 초입에 들어선 이후에도 좀처럼 사람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죽송리 경로당 안에는 마을 주민 여덟 명이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에 모인 주민들의 평균연령은 72세. 주민들은 "마을에서도 환갑 이전의 젊은이 찾기는 어렵다"고 했다. 최근 3년 동안 녹전면에서 태어난 아이는 6명뿐이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자 초등학교도 존립 위기에 놓였다. 영주시 평은면의 출생아는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제로'(0)를 기록했다. 평은면은 2007년만 해도 2천327명이 살고 있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1천여 명이 줄어들었다. 저출산과 고령화, 청년 유출로 경북지역 상당수 농촌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생활편의시설 부족, 폐교, 일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도 내 345개 읍'면'동(출장소 포함) 중 ▷김천시 증산면 ▷안동시 녹전면 ▷영주시 평은면 ▷상주시 화북면 서부출장소 ▷영덕군 축산면 ▷울릉군 서면 태하출장소 등 6개 읍'면'동에서 신생아 출산이 없었다.
5명 이내 출산지역은 80개, 10명 이내 출산지역은 152개 읍'면'동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저출산과 함께 청년인구 유출도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 경북도의 청년인구(15~39세)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평균 6천500여 명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유출지역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고령화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경북도의 평균연령은 44.3세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전국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시와 군은 각각 상주(49.6세), 의성(55.5세)이 차지했다. 지난해 경북도의 고령 인구 비율은 19.05%로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마을 소멸은 지방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가 지난해 말 현재 20~39세 여성 인구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대비를 통한 지방 소멸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경북은 23개 시'군 중 17개 시'군이 소멸우려 지역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3월 말 현재 '정상지역'이었던 칠곡군이 지난해 말 '소멸주의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박사는 "장기적으로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 지역 현실에 맞게 지방 소멸 대처 예산을 편성'집행할 수 있는 제도 개선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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