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의 기초역량 중시해
정보통신역량, 내용에서 큰 차이
어려서부터 정기 체육활동 필수
초등생부터 창업취업 인지토록
가장 최근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가 나왔던 2016년 말, 노르웨이는 처음으로 언어, 수리, 과학의 모든 과목에서 OECD 평균점수를 넘었다. 스웨덴과 덴마크도 상황은 비슷했다. 만 15세의 학습역량을 평가하는 PISA에서 우리 학생들은 늘 선두권이고 온 국민이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북유럽에서는 PISA형 학습과 성과가 전부가 아니다. 북유럽 교육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을까?
1. OECD 국가 16~19세 청년들의 정보통신역량 평가 결과는 그야말로 의외이다. IT 강국으로 자부하는 한국이 상당히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금융'환경'재정 뉴스와 정보를 얼마나 검색하고 접하는가, 사회이슈의 온라인 토론에 얼마나 적극 참여하는가 등의 지표에서 우리 청년 세대는 북유럽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어려서부터 자기 통장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고민하며, 일찍부터 국제뉴스를 접하고 시민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북유럽 청소년들. 이들의 모바일과 컴퓨터 용도는 우리 학생들과 사뭇 다른 듯하다.
2. 50개국 9~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기초체력 테스트에서 북유럽은 최상위권, 우리 아이들은 최하위권이었다. 체력은 그야말로 북유럽 교육의 꽃이다. 90~95%의 유아들은 2살부터 유아원'유치원을 다니며 아무리 눈비 오고 추워도 매일 한 번, 무조건 밖에서 놀며 뒹군다. 덴마크의 초중등 학생들은 매일 45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11살이면 의무적으로 200m 수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017년, 스웨덴은 초등학교 여아의 22%, 남아의 44%만이 매일 1시간 운동을 실천할 뿐이라는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의회의 질타를 받은 정부는 아이들의 운동량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고심 중이다.
3. 최근 오르후스 대학은, 10여 년 전보다 덴마크 9~12세 아이들의 독서량이 늘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초등학교에서 매주 한 권을 선택하여 읽도록 하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교육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 국민의 독서량과 독서수준을 평가한 미국 센트럴 코네티컷 주립대학(CCSU)의 지표에서는 북유럽 5개국이 1~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61개국 중 22위이다.
4.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교육은 이들의 강점이다. 초등학생부터 창업, 직업의 개념을 알아가는 데 기업과 사회가 적극 나선다. 스웨덴의 기업은 초등학생들이 기업 활동과 기업가 정신을 접할 수 있도록 교사를 교육하고 비즈니스에 관한 학습도구와 교육방식을 제공한다. 스웨덴의 기술협회와 발명가협회는 문제 해결 방식의 교육기법과 기자재를 모든 중고등학교에 제공한다. 또한 매년 어린이 발명대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여 창의성을 격려한다. 일반 고등학생들은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 방식을 배우고 가상의 창업을 체험한다. 매년 4월이면 열리는 덴마크 과학축제는 전국에서 700여 개의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을 끌어들인다. 최고의 과학기술자들이 학생들을 만나 최신 연구 동향을 직접 설명하고 소통한다.
이렇듯 다양한 학습과 경험을 한 아이들에게 대학입시와 공직 취업이 장래 희망의 전부일 리 없다. 북유럽의 많은 학생들은 창업을 희망하고 대학 진학률은 우리보다 훨씬 낮으며 청년 고용률은 우리보다 훨씬 높다. 내용이 다른 교육이어서 결과도 다른 것일까.
덴마크에도 순식간에 봄이 왔다. 키 낮은 꽃 가득한 잔디밭에서, 모래 풍성한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맨발로 그저 뒹굴며 즐겁다. 못지않게 예쁘고 빛나는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어른이어서 부끄럽고 교육계의 한 사람으로서 더없이 미안해하며 낯선 땅에서 보는 봄꽃들이 낯설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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