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읽은 책] 나무를 심은 사람/장 지오노/두레/2017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초록의 숲이 되는 것처럼

초록의 숲
초록의 숲

나무를 심은 사람/장 지오노/두레/2017

도토리 한 알. 혼자서는 힘이 없다. 그러나 도토리가 흙을 만나 나무가 되고, 나무가 모여 숲이 되었을 땐 이야기가 다르다. 울창한 초록의 숲은 시냇물 소리, 새들의 노랫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까지 만들어 낸다. 그것이 도토리 한 알에서 시작되었다고 누가 상상이나 할까. 하지만 더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 그 울창한 숲이 보잘것없는 한 노인 혼자 일궈낸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장 지오노(Jean Giono·1895~1970)는 『나무를 심은 사람』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 남부 오트 프로방스의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전쟁의 참화를 겪은 뒤 평화주의자가 되었다. 전쟁 반대, 무절제한 도시문명에 대한 비판, 참된 행복의 추구, 자연과의 조화 등이 그의 작품의 주제가 된다. 34세 때 첫 작품 『언덕』을 발표하면서부터 역량 있는 신예작가로 주목을 받았고, 약 30편의 소설과 에세이, 시나리오를 써서 20세기 프랑스의 뛰어난 작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장 지오노는 실제로 오트 프로방스를 여행하다가 혼자 사는 양치기를 만났는데, 그는 황폐한 땅에 해마다 끊임없이 나무를 심고 있었다. 작가는 여기에 큰 감명을 받아 이 책의 초고를 썼으며, 그 후 약 20년에 걸쳐 글을 다듬어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이야기가 그토록 생생하게 들리는 것은 자신이 크게 감동한 실제 이야기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리라.

이야기 속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는 30년이란 긴 세월 동안 한 번도 실의에 빠지거나,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의심을 품는 일 없이 꾸준히 나무를 심어왔다. 그가 한 일은 도토리를 땅에 심는 단순한 노동이었지만, 그것이 불러온 변화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메마르고 거친 바람 대신에 향긋한 냄새와 함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때 난폭하고 원시적이었던 사람들도 젊음과 활력으로 넘쳐났다. 고집스럽게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낸 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이 노인을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70쪽)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비록 배운 것 없는 노인이었지만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기에'(9쪽) 그의 인격을 고결하다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노인을 통해 작가는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그 어떤 사람도 거룩한 생각을 품고 굽힘 없이 목표를 추구해 나가면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ㄱ,ㄴ,ㄷ,ㄹ. 혼자서는 힘이 없다. 그러나 자음이 모음을 만나 단어가 되고, 단어가 모여 글이 되었을 땐 이야기가 다르다. 아니, 다르길 소망해본다. 이 글이 누군가를 『나무를 심은 사람』에게로 이끈다면. 그 책에 감동을 받은 사람 하나하나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결한 인격을 발휘한다면. 그러면 언젠가 우리는 몰라보게 달라진 세상을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도토리 한 알이 초록의 숲이 되는 것처럼….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튀르키예 에르도안 여사와 서울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며 양국의 우정을 기렸고, 김 여사는 튀르키예의 참전용사...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가 크게 하락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언급하며 정부의 데이터 설명 필요성을 강...
전국적으로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생수, 라면과 같은 비상식량을 넘어서 정수 장비와 화생방 마스크, 재난용 배낭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