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이 지난 4일 주최한 대구시교육감 예비후보 정책토론회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학부모와 유권자들이 대구 교육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지금까지 광역단체장 선거를 중심으로 후보들 간에 지상(紙上) 토론회를 열고 보도를 했지만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을 검증하는 실제 토론회는 첫 시도였다.
매일신문은 토론회 2주 전 교육현장의 전문가 5명으로 공약검증단을 꾸리고 대구시교육감 예비후보들의 10대 공약에 대해 면밀한 분석에 돌입했다. 현장의 시각에서 정책의 타당성, 실효성 등을 점검하면서 질문을 추출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에선 전문가 및 학부모 패널의 날 선 질문이 이어졌고, 전체 토론회는 예정된 2시간을 훨씬 넘긴 2시간 45분 동안 진행됐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현장 질문을 하겠다고 많은 요청을 했지만 후보들의 일정상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교육감을 뽑는 선거인 만큼 이번 매일신문 정책토론회는 '학생부종합전형' 방식으로 기획했다. 10대 공약이 학생부인 셈이고,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면접을 하고 '미니 수능' 지필 시험까지 치르도록 했다. 교육감이 앞으로 학생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교육 정책을 잘 살피고 이끌어 달라는 의미에서다.
특히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치른 교육감 미니 수능 문제는 보도 이후 큰 관심을 끌었다. 교육청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문제풀이에 도전해 봤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 예비후보들은 학교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다니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강은희 예비후보는 "유권자들에게 공들여 만든 정책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세 후보의 공약을 비교해서 평가할 수 있도록 지면을 할애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사열 예비후보는 "TV 방송 토론회와는 달리 패널들과 심도 있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홍덕률 예비후보는 "미니 수능시험은 신선하고 의미 있는 시도였다. 교육 문제에 대해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올린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예비후보들 간의 상호 토론에서 자격 시비는 '옥에 티'였다. 앞서 열린 다른 토론회에서 제기한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와 재확인하려는 것은 정책토론의 본질에서 비켜선 모습이었다. 상대를 흠집 내면 내가 올라간다는 생각이 과연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교육감으로 적당하냐가 아니라 올바른 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다. 지금 학부모들은 교육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해마다 바뀌는 입시 정책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교육 정책의 효과는 매우 천천히 나타난다. 어쩌면 교육감 임기 내에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잘못된 정책을 되돌리려면 우리 아이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그래서 교육감의 철학과 정책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결국 그 철학을 담아내는 그릇이 정책이기에 우리는 후보들의 공약에 주목하는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