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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혁신안 추인 의총'서 계파 충돌…'김성태 사퇴' 요구도 나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 방안 논의를 위해 두 번째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충돌했다. 애초 '중앙당 해체', '전권을 갖는 외부혁신비대위 구성' 등을 골자로 하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혁신안 추인을 위해 마련됐지만 4시간 넘게 계파 갈등만 노출하고 정작 혁신안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21일 오전 김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개회하면서 "계파 갈등으로 한국당이 분열하고 싸우는 구조는 제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의원들이 모임을 한 데 대해 친박계 등이 반발, 계파 갈등 조짐이 인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한 회의에서 계파 갈등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발단은 19일 언론에 포착된 박성중 의원의 메모였다. 박 의원은 의총에서 자신의 메모 사건을 해명하겠다며 공개 발언을 신청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들이 비공개로 발언할 것을 요구했고, 박 의원은 취재진을 모두 물린 뒤 해명했다. 박 의원은 "'친박들이 당권을 장악하려고 노력한다. 당권을 잡으면 우리(복당파)를 칠 것이다'는 한 모임 참석자들의 우려를 간단히 메모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는 내용이 있었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 메모를 비박계가 당권을 장악한 뒤 인적 청산에 나서려는 시도로 보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메모에 등장한 김진태·이장우 의원 등은 이날 "있지도 않은 일로 계파 갈등을 조장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김 권한대행 사퇴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김진태·이장우·이양수 의원 등이 나서 '김 권한대행에게 지방선거 참패 책임이 있고, 혁신안이라고 내놓은 안도 본인의 독단적 결정에 불과했다', '지금 나온 계파 갈등 문제와 김 권한대행이 무관하지 않다' 등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박 의원 메모가 작성된 자리에 김 권한대행도 있었고 김무성 의원도 있었는데, 이를 방관하고 조장한 것 아니냐. 이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지금 비박계가 당권을 잡으려고 사라진 친박계를 비판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같은 공방만 오가자 도중에 바깥으로 나온 정양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 메모와 관련해) 진위를 떠나 (양 계파 간) 감정 골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립 성향 한 의원은 "또다시 계파 싸움을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이날 의총에는 한국당 의원 112명 중 8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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