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배 아파요!"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칭얼대거나 식은땀과 열이 나고, 심하면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인다면 식중독을 의심해 볼 만하다. 30도를 크게 웃도는 고온과 장마로 인한 습한 기후는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사방에 퍼트리고 다니는 모기, 바퀴벌레, 쥐 등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도 한여름에 식중독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원인이 된다.
사실 다 큰 성인이라면 식중독에 걸리더라도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 며칠 아프고 불편하다가 회복되거나, 증상이 좀 심하다 싶으면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르다. 아픈 아이 자신도 힘들지만, 아파하는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도 안타깝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성인보다 더 심하게 앓기도 한다. 때문에 어린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무덥고 습한 한여름을 맞아 위생과 건강 관리에 더욱 철저할 필요가 있다.
세균성 식중독은 미생물 또는 미생물의 독소 등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에 발생하는 식품매개질환인 탓이다. 오염 경로는 사람이나 동물의 분변이며, 분변에 오염된 식품을 먹었을 때 증상이 생긴다. 여름철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세균성 식중독의 원인과 예방ㆍ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감염형 식중독
감염형 식중독은 세균이 장점막을 직접 침범하거나 독소를 통해 장점막에 손상을 유발하여 증상이 발생하며 주로 염증성 설사를 일으킨다. 상대적으로 잠복기가 길고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균에 따라 1~5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설사, 복통, 발열의 증상을 보인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악취가 나는 묽은 변에 점액이나 혈액이 묻어 나올 수도 있다. 구토, 두통, 근육통을 동반하기도 하고, 증상이 7~10일간 지속되기도 한다.
살모넬라 종류의 균들은 동물의 위장관에 존재하는데, 조류의 난관 및 난소에 존재하면서 계란을 오염시킬 수 있다. 때문에 살모넬라 식중독은 계랸, 육류, 유가공식품을 먹고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연안이나 강하구에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해산물을 먹고 나서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패류, 게, 새우, 연안에 서식하는 각종 어류가 특히 문제가 된다.

▶ 독소형 식중독
독소형 세균성 식중독은 오염된 식품 안에 있는 세균 독소를 섭취함으로써 야기되는 식중독이다. 주로 비염증성 설사와 구토를 일으키는데, 상대적으로 잠복기가 짧고 발열이 없거나 미열만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황색포도상구균, 클로스트리디움 식중독이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먹은 뒤 수시간 내에 오심(=목의 뒤와 위장 부위에서 불편하게 울렁거리는 느낌), 구토, 복통, 두통과 같은 증상으로 시작된다. 주로 우유, 고기, 계란, 샐러드와 같은 음식에서 발생한다.
클로스트리디움균은 아포(=포자)와 독소를 생성한다. 이중에서 보툴리누스균의 아포는 열과 소독제에 강한 성질이 있어 식품을 조리해도 아포는 살아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식품의 보관 상태가 나쁘면 아포가 발육, 증식함으로써 독소를 생성해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보툴리누스 독소 섭취 후에는 말단 운동 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호흡 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 통조림, 발효된 생선류 등 장시간 보관하는 음식물이 감염원이다.
▶ 혼합형 세균성 식중독
병원성 대장균 중 장출혈성 대장균은 시가독소(shiga toxin)를 만드는데, O-157균이 대표적이다. 이 균은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햄버거에 의한 식중독 사고로 처음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2000년 이후 1군 전염병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갈아놓은 소고기, 덜 익힌 소고기, 비저온살균쥬스, 과일, 채소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시가독소가 출형성 장염을 일으켜 설사와 혈변이 나타나며 통상 1주일 정도 지속된다. 어린이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성인의 경우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 식중독 치료와 예방
대부분의 식중독은 며칠 만에 호전되기 때문에 위중한 경우를 제외하면 항생제 치료가 필요없고 대증 치료만 한다. 다만,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 질환자들은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필요할 경우 병원에서 항생제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식중독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감염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손씻기 등 환자의 개인 위생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정은 경북대 병원 교수는 "식중독의 확실한 예방법은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물과 음식을 끓여 먹는 것"이라며 "조리식품은 보관하지 말고 가급적 즉시 먹도록 하고, 냉장보관한 조리 식품이라 하더라도 먹기 전에 반드시 재가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김정은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