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원. 아는 사람만 압니다. 우리 동네 국회의원은 알아도 또 다른 우리 동네 대변자인 시의원은 잘 모릅니다. 이제 그들에게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런 관심이 우리 구(區), 나아가 우리 대구를 잘 돌아가게 하는 방법입니다. 매일신문은 이번 6'13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의원들의 인터뷰를 싣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동네 시의원의 참모습을 확인해보세요.
1)김대현(자유한국당'내당동, 평리 2'4'5'6동, 상중이동)
호탕하면서도 솔직했다. 그러나 눈매는 매서웠다. 대구시검찰청 수사관으로 20여 년을 지낸 연륜이 얼굴에 묻어났다. 이번에 초선으로 대구시의원에 이름을 올린 김대현(53·자유한국당) 씨. 그는 중학교 때부터 대구 서구에 살고 있다. 누구보다 서구의 발전을 갈구하고 열악한 서구를 바꿔보겠다는 의욕에 차 있다. KTX 서대구역사의 조기 완공. 그가 첫 손가락으로 꼽는 공약이다.
-3형제가 모두 공직에 몸을 담거나 담았다고 들었다.
▶맏형인 저는 시검찰청 수사관으로 23년을 보냈다. 둘째 동생은 현직 경찰관이고 막내는 세무직 공무원, (조금 더 자랑하면) 막내 제수도 대구시청 공무원이다. 어릴 때 집안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부모님이 공무원을 선호했다. 특히 아버지가 틈만 나면 판'검사나 세무 공무원이 되라고 하셨다. 저도 대학교 4학년 1학기 때 검찰 사무직이 됐다. 그 과정에서 사법시험도 몇 차례 쳤지만, 아버지가 자식 중에 공무원 한 명이라도 빨리 만들고 싶어 저를 설득했다. 지금도 사법시험을 좀 더 쳐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안정적인 공직 생활을 접고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있다면?
▶고향은 경북 고령이지만 경남 통영에도 좀 살았다. 중학교 3학년 때인 1979년 대구 서구에 터를 잡고 쭉 살고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 아직도 '서구에 사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큰아들도 한때 수성구에 원룸을 얻어달라고 하더라. 주위의 인식으로 자꾸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떠나는 서구가 아닌, 젊은이가 서구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뭔가 바꿔보자'는 생각이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본인의 캐릭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음) 아무리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굳이 꼽으라면 조정 역할을 잘한다. 검찰 있을 때도 조사 과정에서 합의를 잘 이끌어내는 것으로 좀 유명세를 탔다. 현재도 대구서부검찰청 형사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 한번 시작하면 열정적으로 하는 근성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사무실 여직원은 저보고 '공무원'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한다. 꼼꼼한 면이 있다는 말이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둘째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던데?
▶둘째 아들이 현재 대학을 자퇴하고 일식에서 요리를 배우고 있다. 1학년 2학기 때 갑자기 일식을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당황하고 말리고 싶었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시대 흐름도 공부가 능사가 아니다. 그래서 남은 대학 등록금만큼 창업비용으로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아들이 선거운동 기간에 저에게 편지 형식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다름을 인정해준 아버지가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이 문자 메시지를 선거 홍보 문자로 사용했는데 많은 사람이 따뜻한 가족애를 느꼈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고 다른 지역에서도 회자됐다.
-이번 선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 참패했고 대구에서도 민주당 바람이 적잖게 불었다. 원인이 무엇인가?
▶시민, 나아가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젊은 층과의 소통 부재가 가장 크다. 제가 선거운동 때 붉은 옷을 입고 명함을 돌려보니까 아예 안 받으려고 하는 젊은이도 심심찮았다. 젊은이 사이에 막연한 불신이 큰 것 같다. 시민의 이야기를 자꾸 들으려고 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킨십을 해야 한다. 젊은피 수혈도 반드시 필요하다.
-법무사로서 대구시의원을 하면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
▶법무사를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잡사'라고 한다. 개 물리는 사건이나 아파트 층간 싸움 등 생활에 소소한 문제나 사건을 가리지 않고 상담하고 처리한다. 어떤 고객은 일본강점기 때부터 가지고 있던 등기부등본을 갖고 와서 해석해달라고도 한다. 이런 경험이 대구시를 감시하고 시책을 입안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재직 중에 꼭 이루겠다는 정책이 있다면?
▶도시재생에 초점을 맞추겠다. 서구가 주거나 교통 여건이 많이 열악하다. 대구 구(區) 중에서 유일하게 지하철이 관통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KTX 서대구역사가 빠르면 2020년 완공 예정인데 좀 더 빨리 완공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역사만 들어서도 인근에 주거환경이 크게 좋아질 거다. 지역 국회의원이 국비 확보에 힘을 쓰도록 계속 가 우선이지만 대구시의원으로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겠다.

-4년간의 재직 이후 시민에게 어떤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무능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공부하고 뛰어다니면서 능력을 키우겠다. 능력 있고 청렴한 의원으로 남고 싶다. 또한 표만 의식하는 시의원은 되지 않겠다. 일부 시의원이나 구의원을 보면 표만 의식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행사 참여 여부나 시민을 만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시선도 이런 보이기식 활동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정치인은 누구보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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