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존재감 없는 TK 국회의원…지방선거 공천 후보의 낙선 타격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몸 사리는 분위기에다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 겹친 탓

최근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몸을 사리는 분위기에다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 더욱이 사법당국의 판단을 기디려야 하는 처지의 의원들도 여럿 있어 지역 현안에 힘을 모으거나 정치권 재편 전반에 나서는 사례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어느 때보다 힘을 모아야 할 시기이지만 대구경북 정치권은 정치력 누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구경북(TK) 일부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신이 공천권을 행사하며 밀었던 후보들이 낙선한는 바람에 타격을 받은 데 이어 기초의회 원 구성에서도 정치력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달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유한국당에 들어갈 이유도 없고 명분도 없다. 복당은 추호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권영세 안동시장도 최근 "한국당 복당 계획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김 군수와 권 시장은 한국당 공천 과정에서 재선 단체장 교체지수에 발목이 잡혀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 때문에 권 시장은 "한국당 공천 과정의 컷오프는 공정하지도 못했고, 시민 여론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심지어 지난 3일 열린 상주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거에선 무소속 후보가 의장과 부의장에 선출됐다. 상임위원장도 민주당이 1개, 무소속이 2개를 차지했다. 성주군의회도 6일 임시회에서 상주시의회에 이어 경북 두 번째로 무소속 의장·부의장을 선출했다.

TK 정치권을 주도해온 한국당의 아성에 금이 가고 있는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이 지방선거 정국에서 자의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낳은 부작용이라고 본다. 상주시의회에서 한국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가운데 한 자리도 얻지 못하는 '수모'를 당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다음 총선에서 TK 당협위원장들은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며 "안동에선 김광림 의원이 권영세 시장의 당선을 막으려 일부러 컷오프 했다는 소문이 무성한데다 권 시장도 승복하지 않은 채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됐다. 상주시의회에서도 박영문 당협위원장이 한국당 소속 의장 후보 경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탈당하는 이가 나오고 이변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당협위원장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척을 진 인사들이 다음 총선에는 반대세력으로 앞장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한국당에 돌아섰다는 징조가 계속 나왔는데도 'TK는 꽂으면 당선'이라는 옛 공식만 믿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후유증을 제대로 겪고 있다"며 "이미 벌어진 상황을 돌이킬 수 없는 만큼 국회의원들이 정치인답게 이제라도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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