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4시 46분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1대가 10m 높이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이 마린온은 지난 1월 해병대가 인도받은 마린온 2대 중 2호기였다. 모든 정비를 마치고 이륙한 마린온은 얼마 날아가지 못하고 땅으로 처박혀 불길에 휩싸였다.
군부대 관련 한 관계자는 "추락 전 헬기의 주 프로팰러가 동체에서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일은 한국에 헬기가 도입된 이후 처음일 것"이라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군 당국은 "정비를 마치고 시험비행을 하던 중 지면으로 추락해 화재가 났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마린온에 탑승한 병력은 정조종사 김모(45) 중령을 포함해 모두 6명이었다. 이 중에는 전역이 1년을 조금 남긴 박모(20) 상병도 있었다.
이들은 사고 충격에 불길에 휩싸인 마린온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울산대학병원으로 옮겨진 김모(42) 상사 역시도 생명을 장담하지 못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화재 연기에 놀란 주민의 신고로 119소방대원들이 출동했지만, 불은 20여 분만에 이미 군 자체 소방대가 진압했다. 거센 불길에 집압하던 소방대원 1명도 부상을 입었다.
포항남부소방서 관계자는 "우리가 한 것은 거의 없었다. 현장을 지켜보다가 군 당국에 일임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불은 다 껐지만, 시신은 화염을 이기지 못하고 기체와 뒤엉켰다.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탄 시신이 혹시나 손상될 까봐 수습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군 당국은 "시신을 수습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아직 안치한 시신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군 당국은 헬기 비행자료기록장치(블랙박스)를 수거해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사고 초기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고자 블랙박스 분석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위안부 합의 뒤집으면 안 돼…일본 매우 중요"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