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공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짜장면 한그릇을 대접하고 있어요. 어르신들이 짜장면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매우 행복해요."

대구 수성구 상동네거리 근처 국제사랑나눔 무료급식소. 봉사자들은 오전 7시쯤이면 점심으로 제공할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모인다. 장을 봐와 양파를 까고 감자를 깎아 썰고 하는 등 손길이 분주하다. 오전 9시가 되자 주방장이 큰 솥에 재료를 넣어 짜장을 볶았다. 또 면을 뽑고 면 삶기도 일사천리 진행됐다. 오전 11시 30분. 마침내 짜장면 배식이 시작됐다. 길다란 테이블 8곳에 미리 앉아 있던 어르신 50여 명이 줄을 서서 각자 짜장면과 단무지, 양파를 받아갔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짜장면을 직접 갖다준다. 뒤늦게 온 어르신들은 먼저 식사를 하는 어르신들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가위손 봉사자들은 급식소 밖에 천막을 쳐서 밥을 드신 어르신들에게 이발을 해주고 있다. 1시간 30분 동안 어르신 400여 명이 찾아와 짜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봉사단체인 국제사랑나눔회가 점심으로 짜장면 무료급식을 했던 것.
국제사랑나눔회는 2012년 창립됐다. 수성구 상동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 어르신들에게 짜장면 점심을 대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회원 26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170명으로 늘어났다. 회원은 직장인, 환경미화원, 주부, 식당 운영자 등 다양하며 30, 40대 회원들이 주축이다. 회비는 월 1만원씩 내고 있다. 정기 급식날은 매월 넷째주 목요일 점심이다. 짜장면은 6년간 2만5천 그릇 이상 나눴다. 현재 정길중(61'에쉴리가구 수성점 대표) 회장이 모임을 이끌고 있다.
"신체 장애를 앓는 40대 남자 분은 무료급식에 안 빠지고 오셔요. 하루 한끼로 짜장면 4그릇을 후딱 비우고 가요. 또 소모임을 하는 할머니 다섯 분은 무료급식날 이곳에서 짜장면을 먹으며 모임을 가져요. 짜장면 한그릇에 웃음꽃이 피는 모습이 정말 정겨워요."
국제사랑나눔회 무료급식소는 부지 165㎡ 규모로 마련돼 있다. 장소는 2대 회장을 지낸 오윤주(국제참숯 대표) 고문이 무료로 제공해 7년째 급식소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과 짜장면 기계 등 주방 기구들은 회원들이 십시일반 갹출해 마련했다. 짜장면 요리는 박정수(친구짬뽕 대표) 회원이 재능기부로 봉사를 하고 있다. 미용 봉사는 올해 3월부터 시작했다. 화미즈교육원(대표 김미현)이 재능기부로 동참해 매회 어르신 80여 명에게 머리를 깎아주고 있다. 무료급식 봉사에는 상동 김성국 동장, 두산동 최준호 동장도 나와 배식 활동을 돕고 있다. 정길중 회장은 후원은 물론 그릇 씻기 등 설거지를 솔선수범 하고 있다. 4대 회장을 지낸 이동희 고문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고문은 최근에 2년치 분량의 짜장면 밀가루를 쾌척했다.
국제사랑나눔회는 매년 세차례 특별 행사를 하고 있다. 5월 어버이날에는 짜장면을 제공하면서 가요, 각설이, 민요 등 공연을 곁들인 경로잔치를 베풀고 있다. 추석'설 명절에는 떡국떡 봉지를 만들어 어르신 400여 명에 나눠주고 있다. 연말에는 연탄 나누기를 한다. 에너지 빈곤층 30가구에 500장씩 연탄을 배달해오다 지금은 가구당 15만원씩 연탄 구매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길중 회장은 "수성구 상동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이 1천200명 정도 살고 계신다. 짜장면 무료급식을 확대해 지역밀착형 행복 추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알립니다=지역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숨은 민간 봉사단체를 지면에 소개해드립니다. 공연, 무료급식, 이미용, 물품나누기, 집짓기, 재능기부 등 순수한 봉사단체라면 가능합니다. 연락처 010-3512-3364, 메일 biochoi@msnet.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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