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경북에서만 세 번째 새마을금고 강도사건이 7일 포항에서 발생하면서 지역 소규모 금융기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대부분 골목에 위치해 인적이 뜸한데도 청원경찰 등 경비인력이 전무해 강도가 침입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11시 46분쯤 북구 용흥동 새마을금고에 흉기를 든 강도가 침입해 불과 1분 만에 현금 459만6천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당시 새마을금고에는 직원 6명이 있었지만, 강도를 1차 방어하고 제압할 청원경찰(경비인력)은 없었다.
현장을 도망친 여직원 1명이 경찰에 신고했으며, 범행 현장에서 300여m 떨어진 파출소 직원들은 5분 30초가 걸려 현장에 도착했다. 112 지령이 있은 지부터는 3분 정도가 걸렸다. 그러나 이미 강도가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강도가 침입했을 때 직원들은 내부 비상벨을 눌렀지만, 비상벨은 사설경비업체와 연결돼 있을 뿐 경찰에 직접 신고되는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 용의 차량을 추적하고 있지만, 앞과 뒤의 번호판이 달라 범인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범행 대상이 된 새마을금고는 다른 소규모의 새마을금고와 달리 근무 직원이 많다. 하지만 인구 공동화 현상으로 젊은 층이 빠져나간 용흥동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있는 데다 평소 인적도 드물어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이 적잖은 곳이다. 게다가 청원 경찰이 없는 점 등이 6월과 7월에 잇따라 발생한 영천 새마을금고, 영주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과 조건이 비슷했다.
문제는 새마을금고 등 서민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강도 사건이 잇따르는 데도 경찰과 금융기관의 재발 방지 조치가 미흡해 계속 범행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강도사건이 잇따르자 서민 금융기관과 자리를 가졌지만, 청원경찰 충원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강도 등 급박한 상황을 전화나 비상벨로 곧바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한달음 서비스'가 있지만 운용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해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방침 상 여성 한 명만 근무하거나 방범이 취약한 곳을 대상으로 한달음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며 "금융기관 측이 경비인력을 운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
새마을금고 측의 방범 보완 등 대응도 문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방범 문제가 부각된 지난 6월 이후 경비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이후 전체 새마을금고 법인에 이를 추진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비인력 채용에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이를 강제하지 않는 이상 개별 법인이 돈을 들여 경비인력을 충원하기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용흥동 새마을금고 역시 직원이 8명으로 규모가 적잖은 데도 경비인력을 채용하지 않았다.
중앙회 관계자는 "경비인력 채용을 강제할 정관을 만들어야 하지만, 법인이 1천300개에 이르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쉽지 않다"며 "금고 규모와 상관없이 경비인력을 운용하겠다는 기조는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