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방문 일정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하게 '모시기 경쟁'을 펼치면서 일정 확정에 혼선을 빚었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온갖 잡음이 삐져나오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11일 예정된 김 비대위원장 대구경북 방문 일정은 구미에서 시작해 대구에서 끝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두 차례 수정을 거쳐 정해진 것이지만, 이날 낮 12시까지도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못했다.
애초 김 비대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에서 김천구미역 행 열차를 통해 구미를 방문,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종사자와 간담회를 하려 했다. 하지만 6일 오후 계획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김 비대위원장이 구미가 아니라 대구에 있는 한국당 대구시·경북도당에서 일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바뀐 것. 게다가 구미산단 방문 계획은 사라졌다. 이런 과정을 거친 계획이 또다시 수정되면서 구미산단 방문 계획도 살아났다.
김 비대위원장 방문 계획이 처음 흘러나왔을 때부터 여러 차례 수정이 불가피할 조짐이 보였다. 지방선거 때 대구라는 탄탄했던 지지 기반에 균열이 보였던 만큼 "비대위원장이 대구에서 기초·광역의원, 낙선자를 아우르는 자리를 만들어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러한 이유로 구미 일정이 축소되자 당내 일각에서는 구미의 반발을 예견했다. 장석춘 경북도당위원장이 진작부터 지도부가 구미를 방문해 지난달 말 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한 것에 맞불을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한국당이 정신 못 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정당에 애정을 보여온 대구경북 민심이 이탈하는 것을 '실력'으로 끊어내기보다는 지도부 후광 효과에 기대려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경북도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에 구미시장을 내줬으니 다급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대구경북에 오더라도 유권자가 한국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대로인데 비대위원장과 지도부가 방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도 "구미에서 연석회의가 열리는데, 참석자 대부분이 굳이 대구경북에서 회의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여기다 일정이 바뀌는 것도 지도부가 콘텐츠나 철학 없이 민주당에 '맞불 작전'을 하려다 생긴 촌극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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