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 많은 청년들이 대구에 뿌리내릴수 있도록, 대구형 청년보장제

지난 11일 오후 6시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중앙컨벤션센터에서는 지역 청년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1일 오후 6시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중앙컨벤션센터에서는 지역 청년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형 청년보장제'에 대해 논의하는 청년공감원탁회의가 열렸다. =대구청년센터 제공

내년부터 '대구형 청년보장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최근 일자리 부족과 경기 불황으로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희망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대구시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국·시비를 포함해 총 2천376억원을 투입한다. '대구형'이라 이름붙인 것은 대학이 많이 청년 인구 비율이 유독 높은 반면, 청년 인구 유출은 많은 대구의 실정을 반영하고 청년의 생애이행과정(교육기→사회진입기→직업기→정착기→정주기)을 감안해 시기별로 지원 프로그램을 세부화했기 때문이다.

◆통계로 읽는 대구 청년의 삶
2017년 기준 대구의 청년(19~39세·대구시 청년 기본조례에 따름)은 68만8천191명으로 전체 인구의 27.8%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통계청이 '청년'으로 잡는 15세에서 29세 사이 인구는 19.3%로 전국 평균에 비해 18.7%에 비해 약간 더 높으며, 청년층 중 학생 비중(18~29세)은 28.2%로 전국 평균인 22.5%에 비해 5%p이상 차이를 보인다. 결국 대구는 청년 인구 비중이 높은 '청년 도시'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직장을 잡아야 하는 시기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너도나도 서울·수도권을 비롯해 다른 도시로 옮겨간다. 대구의 청년 순유출은 2014년 9천64명에서 2015년 6천912명, 2016년 5천291명으로 줄어들다가 지난해에는 다시 5천716명으로 소폭 늘어나는 추세다. 20대만 따졌을 때는 청년들의 순유출이 부산 다음으로 높다. 청년들이 다른 도시로 떠나려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일자리가 없어서'다. 대구를 떠나는 이유로 20대의 45.7%, 30대의 26.8%가 '일자리 부족'을 1순위로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서울 등 타도시에 살고 싶어서'(20대 30.8%, 30대 20.4%) 등의 이유로 나타났다.
대구에 사는 청년들의 삶의 만족도도 낮다. 7대 특광역시 중 삶의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20대 29.2%, 30대 28.6%)으로 조사됐다. 그러다보니 소속감과 자부심도 낮아 "왜 대구에 남아야 하나"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대구형 청년보장제, 청년의 꿈을 담다
대구형 청년보장제는 가장 먼저 청년 순유출 도시에서 순유입 도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2년까지 청년 순유출을 제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또 이 과정에서 성장사다리를 통한 강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청년의 삶 관점에서 청년의 생애이행과정을 입체적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타 시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자리나 수당 위주의 단편적 정책이 아니라 청년의 교육부터 사회진입 이후 안정기에 이르기까지 전체 생애이행과정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청년 도전, 청년 희망, 청년 행복, 청년 자강, 청년 귀한 5개 프로젝트로 나눠 모두 50개 사업이 마련됐다. 이 중 22개는 기존 진행되오던 사업을 계속하거나 일부 보강한 것이며, 28개 사업이 신규로 추가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형 청년보장제의 효과를 최대로 확대하기 위해 민·청·관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82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해 계속적으로 청년의 요구를 반영하고 정책안을 수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안에서는 ▷청년의 삶이 바뀌는 청년정책 ▷생활속으로 찾아가는 청년정책 ▷청년희망 도시공동체 조성을 추진 3대 과제로 잡았다. 청년위원회 청년 ON을 통해 수혜자인 청년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 한편, 청년정책위원들의 정책자문과 함께 유관기관들이 함께 하는 5개 분과 TF팀을 구축해 청년들이 꿈꾸는데로의 대구 청년 정책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취지다.
동성로 청년센터를 허브로 경북대 인근 대학문화 특화거리, 북성로와 수창동 일원 '청년문화예술특화거리', 성서공단과 계명대 인근 '청년문화 특화거리'를 신규로 조성해 청년 정책이 생활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또 지속적으로 과제 발굴 및 사업기획을 계속하는 한편, 사업 실행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책효과 분석을 병행해 세부적인 개선을 병행할 방침이다.

◆대구의 희망이 될 청년수당&청년희망적금
이번 대구형 청년보장제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대구형 청년수당'(사회진입활동지원금)이다. 청년수당은 3개지 유형으로 세분화된다. 청년수당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만 19세부터 34세까지 대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 청년으로, 졸업예정자와 휴학생은 신청 가능하지만 대학 재학생은 제외된다.
상담연결형은 사회참여 활동을 위한 교통비 지급을 주 목적으로, 교통카드 지급 방식으로 연 1회 30만원을 1천명에게 지급한다. 진로탐색지원형은 청년내일학교와 청년학교딴길 등을 통한 갭이어 활동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체크카드를 통해 월 50만원씩 3개월간 연 400명을 지원한다. 일경험지원형은 청년사업장과 청년을 연결해주기 위한 것으로 체크카드 형식을 통해 월 50만원씩 4개월 간 연 200명을 지원한다.
청년수당은 대구형 청년보장제가 첫 시행되는 2019년 1천600명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0년 2천400명, 2021년에는 3천200명까지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아르바이트나 단기계약직, 인턴 등 단기 일자리 종사자 청년 4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청년이 10만원을 저축하면 대구시가 30만원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3월을 기본으로 최장 9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다. 단 이 사업은 계약기간 1년 미만의 세전 소득이 월 160만원 이하인 자로, 부양의무자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100%이하(4인가구 기준 4천519만원 이하)여야 지원받을 수 있다.

◆청년들, 기대와 불만 엇갈려
청년들은 대구시가 내놓은 이번 '청년보장제(안)'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상당수 프로그램들이 지원 조건의 제약이 많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1일 열린 청년공감 청년원탁회의에 참가한 많은 청년들은 "대구시가 청년들의 고민에 대해 주목하고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는데 희망을 느낀다"면서도 "일부 저소득 계층이 아닌 보편적인 청년들이 고민들을 반영해 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날 참석한 청년들이 가장 많이 제기한 문제는 '홍보의 부족'이었다. 첫 시행되는 프로그램인만큼 시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청년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남구에 거주하는 30대 초반의 무직 여성은 "홍보가 부족해 다양한 정책을 쉽게 알수 없었던 것이 많았다"며 "내년 청년보장제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면 더 많은 청년들이 다양한 정보와 유용한 정책을 알수 있게 하는 홍보방식에 대한 연구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원 규모가 너무 적고, 지원 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도 상당수 제기됐다. 달성군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초반의 대학원 재학생은 "청년희망적금이나 청년희망키움통장 사업의 경우 지원규모도 적고 실질적으로 해당되는 이들이 사업 정보를 알고 신청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특히 소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부당이익을 취하는 이들도 일부 있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런 청년들의 목소리에 대해 이날 청년원탁회의 자리를 끝까지 지켰던 권영진 시장은 "대구의 청년인구가 69만에 달하는데 비해 대구시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지원 규모를 늘이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면서 "이번 청년보장제 시행을 시작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펼치며 대구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사업 규모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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