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문화는 조화와 융합에 강점이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처럼 한국의 멋을 살리면서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배우로 무대를 지켜온 송승환 PMC 프로덕션 예술총감독이 17일 매일신문 8층 강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의 강사로 나섰다.
지금은 영화배우만큼이나 예술감독으로 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송 감독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일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강연을 시작했다.
송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 가장 내세우고 싶었던 것은 '조화와 융합'이었다. 한국 전통문화와 IT강국의 면모를 동시에 가진 면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가까이는 태극기와 비빔밥이 조화와 융합의 결과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열정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배우로만 알려져 있던 그에게 공연기획자로서의 명성을 가져다준 비언어극 '난타'도 융합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뮤지컬이라는 전형적인 서구의 공연 양식에 한국적인 사물놀이를 접목한 것이 흥행요인이라고 했다. 송 감독은 "한국 문화는 특히 다른 문화와의 융합에 강점이 있다. 아파트에 있는 온돌, 중국에서 유래돼 대중음식이 된 자장면 등 다른 문화와 한국 문화가 융합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뜻밖의 화제를 모은 인면조에 대한 얘기도 풀어냈다. 송 감독은 당시 자국민에게조차 생소했던 새의 몸과 인간의 얼굴을 한 형태의 인면조를 내세워 평화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감독은 "고구려 덕흥리 고분벽화와 강서대묘 사신도를 보다 인면조를 보여줄 생각을 하게 됐다"며 "당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며 자연스레 평화 메시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자연과 인간, 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평화를 나타내기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행사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와우 포인트'(Wow Point: 감탄을 자아내는 장면)를 꼽았다. 그는 당시 개회식의 와우 포인트로 '드론 오륜기'를 꼽으며 탄생 비화를 밝혔다. 송 감독은 "드론만큼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없었지만 문제는 날씨였다. 혹한으로 강한 바람이 불며 막상 개회식 때 '사고'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며 "결국 중계팀과 협의해 극비리에 드론 오륜기를 사전촬영했다. 덕분에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장면을 연출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송 감독은 현재 공연기획사 PMC 프로덕션의 예술총감독이다. 1965년 아역배우로 처음 데뷔해 1997년 비언어극 난타(뮤지컬)를 제작했고 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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