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순직자가 발생한 포항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중요부품 결함 때문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부품 제작사인 프랑스업체는 결함 사실을 알면서도 납품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마린온 추락사고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는 21일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사고는 로터 마스트(회전 날개와 동체를 연결하는 축)가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이는 제작 시 발생한 균열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균열은 프랑스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 헬리콥터(AH·Airbus Helicopters) 하도급 업체인 듀발(Aubert & Duval) 사 직원이 로터 마스트 열처리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로 발생했다. 로터 마스트를 주물 제작한 뒤 열기를 서서히 식혀야 하지만 찬물에 바로 넣어 식히면서 주요 성분인 철과 니켈, 크롬, 망간 등이 골고루 섞이지 않은 채 굳어버려 균열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당시 직원은 본인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내용을 작업일지에 남기고 상부에 전달했지만 듀발사는 자체 회의를 통해 제품 폐기를 하지 않은 채 보완작업을 하도록 했으며, 에어버스에 납품까지 했다.
에어버스 측의 제품 하자 검사도 문제로 지적됐다. 에어버스는 듀발로부터 제품을 받은 뒤 비파괴·육안·성분·전기 검사 등을 4차례나 했으면서도 제품 하자를 잡아내지 못했고,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에 납품할 당시 품질 인증서까지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공정으로 만들어진 로터 마스트는 모두 4개로, 해병대 마린온 2대와 육군 수리온 1대에 사용됐다. 나머지 1개는 에어버스 측이 보관하고 있었다.
조사위는 사고 마린온 로터 마스트를 비롯해 3개 부품에 대해 비파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제품 전반에 걸쳐 심각한 균열을 발견했다. 에어버스 측도 보관 중인 로터 마스트를 검사해 이같은 문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에어버스 측의 부품이 장착된 전체 헬기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1차 기초적인 사고 원인은 밝혀냈지만, 다른 요인들이 사고에 관여했는지,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완벽하게 증명하는 과정에 있다. KAI나 군에 잘못이 있는지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