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포스코교육재단(이하 재단)이 운영하는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공립으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해당 학교들이 발칵 뒤집혔다.
학교 내 직원들로 구성된 직장발전협의회는 4일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공립화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같이하고 이에 관련한 대책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재단은 포스코가 1970년대 포항제철소 직원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지곡주택단지를 만든 뒤 교육 지원을 위해 유치원 1곳,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2곳을 설립하면서 만들어졌다.
이곳은 유치원에서 중학교로 이어지는 10년 간의 특화된 교육시스템에다 사립학교(초등학교의 경우)지만 서울 등 다른 지역과 달리 수업료를 받지 않는 까닭에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최적의 교육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2009년부터는 모든 포항시민이 살 수 있도록 지곡주택단지를 개방하면서 이곳 교육 혜택을 받기 위해 거주지를 옮기는 시민들도 크게 늘었다. 포항지진 등의 여파에도 이곳의 주택 시세는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포스코가 공립 전환을 검토하게 된 것은 유치원~중학교가 의무교육이 되면서 국·공립과의 교육 차이가 크지 않게 됐고, 현재 재단 내 교사들의 연령도 상당히 높아 젊은 교사들의 유입이 많은 공립학교 운영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더 도움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 정부가 공교육 강화에 주력하면서 공립학교의 질이 향상되고 있고, 재단 내 사립학교 역시 예전 같은 특화된 교육시스템이 제공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학부모들의 평가가 많다"면서 "이 사안은 2년 전부터 검토해 왔고, 앞으로도 확정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재단 내 직장협의회는 '수 십년 간 연구하고 닦아온 학교마다 특화된 교육시스템이 공교육 전환으로 무너질 경우 이를 바로 잡을 방법이 없다'며 공립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로 학교운영이 어려워 공립화를 추진한다면 이해하겠지만 현재 외부에서 이곳 교육을 받기 위해 꾸준히 들어올 정도로 운영과 시스템 측면에서 나무랄 게 없는데 포스코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재단이 운영 중인 자율형사립고인 포항제철고와 마이스터고인 포항제철공고는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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