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가시면 안 돼요.” 사적(史蹟)관리인들의 목소리가 날카롭다.
“자, 여기 봐. 웃으면서. 하나 둘 셋”보다 더 자주 들리는 말이다. 꽃밭과 길을 구분지은 경계석 위에 올라서지 말라는 말이다. 관광객들에게 으레 웃고, 친절해야 한다지만 경계석 위에 오르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 안내로 시작된 소리는 경고로 바뀐다. 반항 심리가 발동한다. 숱한 이들이 경계석을 디딤돌 삼아 꽃밭에 다가선다. 코도 가져다대고 손도 가져다댄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꽃을 느끼고 싶다는 욕망이다.
배고프면 먹고 싶고, 먹고 나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인간 욕망의 진행 과정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가까이에서 꽃을 보고 싶고, 그래서 경계석 위에 올라서고, 경계석 위에 올라서면 만지고 싶고, 만지다 보면 귓등에 하나 꽂고 싶다.
‘올라가시면 안 돼요’는 욕망 절제 요청이다. 실제 꽃밭으로 들어가려는 이들도 있다. 지나친 욕망은 귀에 해롭다. 꽃들도 힘들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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