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산업 생태계 급속도로 무너져…부품업체 줄도산 위기"

1분기 중견 부품사 절반 적자…"제품·생산 경쟁력 높여야"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대구경북 자동차 부품업체가 완성차 업계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로 도산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붕괴 우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19일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경쟁력의 위기, 대안은 있는가' 학술대회에서 "30여 년간 자동차산업을 연구하면서 요즘처럼 위기였던 적이 없었다"며 "언제든지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한 1차 협력부품업체 89개사 중 42개사(47.2%)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8개사(66.7%)는 적자로 전환했다.

89개사의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6% 줄었으며 영업이익률은 0.9%에 그쳐 작년 1분기 3.7%에 비해 2.8%포인트나 감소했다.

총 28조원 규모인 자동차산업 여신 중 10%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이고 영업이익률이 2% 미만인 2차·3차 협력업체는 이미 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의 이 같은 위기는 결국 완성차 업계 불황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내수 판매실적은 총 11만13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5% 줄었다. 수출수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7%, 1.9%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유례 없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서 자동차 케이블을 생산하는 A사는 "올해 수십억원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원청업체인 완성차 주문량이 줄면 타개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답답해 했다.

이에 대해 김기찬 교수는 "국내 완성차 생산이 2011년을 정점으로 하향추세가 이어지며 업황 부진이 지속하고 있고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인상, 근로시간 단축,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15년 기준 900만대였던 국내 완성차업체의 글로벌 판매량이 800만대로 줄고 현재 44%인 국내 생산비율이 글로벌 업체 평균 수준인 31.8%로 감소하면, 부품업체의 가동률이 38%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노사문제에만 매몰된 국내 완성차업체가 제품 및 생산 경쟁력을 높이고 아세안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부품업체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GM의 국내 생산공장에 대한 태도는 미래 한국 자동차산업의 모습"이라며 "고비용구조를 해결하고 생산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면 언제든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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