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음산한 바람이 불어오면 슬프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지만, 아름답기도 하다. 빌헬름 뮬러가 "겨울여행 Winterreise"이라는 제목으로 쓴 24개의 시가 그렇다. 이 슬프고도 고독한 시어(詩語)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여 연가곡을 만들었다. "겨울나그네"라고도 알려진 불후의 명곡이다. 방랑하는 한 사내를 감싸 안고 있는 음산한 풍경은 그 어떤 기쁨도 배제시킨 체 오로지 절망과 체념으로만 가득 채우고 있다. 과장된 센티멘탈리즘이 격정의 강렬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모든 예술은 그 자체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상화된 진공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형식의 충돌에서 빚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정신을 통해 재해석될 때 그 가치가 새롭게 드러나는 법이다.
소박한 사람들이 모여 건강한 정신문화를 이루기 위해 설립한 (사)아카데미아 후마나 (Academia Humana)는 "겨울여행"을 주제로 대구시민들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를 개최한다. 독일 낭만주의의 색깔을 가득 머금은 뮬러의 시는 특별히 계명대 총장인 신일희 박사가 해석을 한다. 이번에는 신일희 총장이 독일문학자의 자격으로 하는 강연이어서 더욱 기대된다.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에 저성부의 첼로와 피아노가 어우러져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낸다. 테너 박신해, 바리톤 최득규, 첼로는 계명-쇼팽 음악원의 돔잘 교수,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혜린과 최주현이 예기치 못했던 아름다움과 감동을 이끌어 낼 것이다.
대구 시민을 위한 2018 대구문화재단 지원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 렉쳐 콘서트는 12월 15일 토요일 오후 4시 계명대학교 해담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입장은 무료. (신청: 010-9539-8000 조도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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