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때이른 폭염으로 한반도가 뜨겁게 달아오른 이유가 온실가스 증가 때문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이와 함께 앞으로 지난해 봄과 같은 이른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많게는 3배 이상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도 도출됐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팀(연구교수 김연희·박사과정 박인홍·이동현)은 지난해 평년보다 빠르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 데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옥스퍼드 대학의 기후모델링 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인간 활동 때문에 이상기온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미국기상학회보 특별호에 소개했다.
심각한 것은 이같은 봄 더위가 더 자주, 더 빨리 올 수 있어 온실가스를 줄이기 등 이상고온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연구팀의 충고다.
지난해 5월, 늦은 봄이었지만 평균기온은 18.7℃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고, 그달 29일에는 밀양이 무려 36.6℃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였던 1962년 5월 31일 대구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평년보다 여름이 일찍 시작되면서 농작물과 가축 사육 등 더위에 따른 피해가 더욱 늘었다.
연구팀은 방대한 양의 고해상도 지역기후모델(RCM)과 전지구기후모델(GCM) 모의자료를 통해 인간 활동이 포함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기상 이변 발생 결과를 비교, 지난해 봄 한국에서 발생한 이상고온 현상이 온실가스 증가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온실가스의 경우 대기 중에 계속 누적되는 만큼 연평균 농도는 해마다 높아질 수밖에 없어 한경오염을 유발하는 인간 활동에 대한 규제와 조절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상 관련 과학자들이 이상기온의 원인을 두고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오염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긴 했지만 이번처럼 고해상도 기후모델을 활용해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은 처음이다.
민승기 교수는 "산업화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가 전 지구의 기온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며 "기온 증가 원인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만큼 앞으로 더 빨리, 더 자주 지구를 덮치게 될 이상고온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미국기상학회보 특별호에는 민승기 교수팀의 한반도 봄철 폭염 연구와 함께 지난 한해 동안 6개 대륙 및 2개 대양에서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 연구엔 10개국의 과학자 12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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